죽은 새를 활용해 조류형 드론(무인기)을 개발하는 연구가 주목된다. 실제 새를 모방한 드론은 야생 조류의 생태 연구에 유용하고, 항공기나 새 모두에게 치명적인 ‘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까지 막을 수 있다고 학계는 기대했다.

미국 뉴멕시코공대 연구팀은 새의 사체를 이용한 조류형 드론을 현재 시운전 중이라고 25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 드론을 이용해 위험한 맹금류나 먼 거리를 이동하는 철새, 멸종 위기에 몰린 희귀 조류의 생태 연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조류형 드론은 프로펠러를 여러 개 장착한 일반적인 드론과 구조부터 다르다. 날개를 펄럭이며 날아다니는 진짜 새처럼 동체에 붙은 날개를 힘차게 움직여 비행한다.

미국 대학 연구팀이 개발 중인 조류형 드론. 실제 새와 마찬가지로 날갯짓을 해 비행한다. <사진=뉴멕시코공대 공식 홈페이지>

실제 새의 구조와 외형 재현을 위해 새 사체를 이용하는 조류형 드론은 아직 완벽하게 하늘을 날지 못한다. 연구팀이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 날개를 이용한 비행은 가능하지만 진짜 새처럼 자연스럽거나 민첩하지 않다. 프로펠러가 아니기 때문에 일반 드론보다 에너지 효율도 떨어진다.

연구팀 관계자는 "실제 새 크기의 물체를 하늘에 띄우려면 일반에 익숙한 드론 형태가 가장 유리하다"며 "진짜 새처럼 날갯짓을 해야 하기에 이 드론은 아직 새들 사이에 섞여 날기는 무리다. 뭣보다 날개 관절을 좀 더 유연하게 움직일 구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날개를 움직이는 비행 물체는 과거에도 개발된 적이 있다. 일부 학자는 새의 날갯짓을 모방한 동력기를 떠올렸지만 움직임 구현이 어렵고 비효율적이라는 결론에 다다랐다.

연구팀 관계자는 "날개 구동 부분에 사용 중인 스퍼 기어(축과 나란히 톱니를 배열하는 기어) 대신 보다 효율적인 헬리컬 기어(톱니 줄이 나선 곡선인 기어)를 도입하는 등 다른 구조를 실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반 드론만 못한 구조적 단점에도 연구팀은 자연스러운 야생 조류의 생태 연구를 위해 조류형 드론을 고집한다. 새를 빼닮은 드론이라면 야생 조류와 생활하며 평소 생태를 실시간 관찰할 수 있다.

연구팀 관계자는 "우리 드론이 발전을 거듭하면 공학계에도 이득일 것"이라며 "새의 진짜 날갯짓을 완벽하게 재현한 동력기가 개발된다면 향후 미래형 비행 물체 연구에도 응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새들이 항공기에 부딪혀 끔찍한 인명 피해를 내는 '버드 스트라이크' 역시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부에서는 새의 사채를 이용한다는 비난이 있지만, 결과적으로 야생 조류 생태 연구가 목적이라는 점을 이해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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