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국내 방송에서 변기 뚜껑을 닫지 않고 물을 내렸을 때 변기 속 물방울들이 어디까지 튀어나가는지 형광염료를 이용해 보여줘 많은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안겼다.
최근 이뤄진 한 연구에 따르면 물을 내릴 때 변기 뚜껑을 덮는 것만으로는 물방울이 튀어나가는 것을 완전히 막을 수 없었다. 또 남자화장실의 소변기도 똑같이 물방울을 퍼뜨렸다.
미국 애틀랜틱대학교 기계공학자 시드하타 베르마 교수 등 연구팀은 공중화장실의 좌변기와 소변기 주위에 물방울(에어로졸 입자) 측정 장치를 설치하고 실험 전후 에어로졸 수준을 측정했다.
약 3시간 동안 100회 이상의 물내림을 실시한 결과 연구팀은 물방울이 좌변기의 경우 변기 위 109cm, 소변기는 69cm까지 튀었으며 이들 모두 공중에 20초간 머무는 것을 발견했다.
또 물을 내린 뒤 공중화장실 공기 중에는 0.3~0.5μm(100만분의 1m) 크기의 입자가 평균 69.5% 증가했고, 0.5~1μm의 입자는 209%, 1~3μm의 입자는 50% 늘어났다. 변기의 수압과 디자인 등에 따라 증가량은 차이를 보였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알고있듯 변기 뚜껑을 닫은 채 물을 내리는 것은 물방울이 분산되는 것을 어느 정도 막아주지만, 크기가 가장 작은 에어로졸들이 뚜껑과 변기 틈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지는 못했다. 게다가 남자화장실의 소변기는 뚜껑도 없다.
베르마 교수는 "좌변기와 소변기 모두 3μm 미만의 물방울을 다량으로 발생시키며, 이런 물방울들은 작은 크기로 인해 오랫동안 공기 중에 떠있을 수 있다"며 "여기에 감염성 미생물이 포함될 경우 심각한 전염 위험이 된다"고 말했다. 화장실에서의 코로나19 감염 위험성은 최근 다른 연구에서도 지적됐었다.
공중화장실은 대부분 좁고 통풍이 잘 안 되며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등 전염병 감염의 많은 요소를 가지고 있다. 아직까지는 화장실을 통한 코로나19 감염은 보고된 바 없지만, 이론적으로는 위험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연구팀은 화장실 내 환기를 잘 시키는 것을 가장 현실적이고 확실한 대비책으로 꼽았다. 그리고 사용자에게는 화장실에 오랫동안 머물지 말 것을 권했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