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운석의 나이는 대략 46억 년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학계는 이 운석에 태양계 탄생의 비밀이 여럿 담긴 것으로 기대했다.

호주국립대학교(ANU)는 지난달 29일 발표한 조사 보고서에서 3년 전 중동 사막에서 발견된 운석 'Erg Chech 002(EC 002)'의 나이가 45억6500만 년이라고 전했다.

2020년 5월 알제리 남부 사하라 사막 일대에서 발견된 'EC 002'는 여러 운석 조각으로 구성되며, 그간 여러 연구를 통해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천체 부스러기로 여겨졌다. 일본 국립 극지연구소(NIPR)는 2021년 연대 측정을 통해 이 운석이 대략 46억 년 전 발생했다고 추측했다.

EC 002 운석 중 하나. 크기를 가늠할 수 있다. <사진=유리 아멜린>

연구팀은 'EC 002'의 나이를 정확히 알아보기 위해 동위원소 분석에 나섰다. 'EC 002' 운석은 마그네슘의 안정 동위원소 마그네슘 26(26Mg)이 포함됐는데, 이는 수명이 다한 별이 최후에 초신성이 되면서 만들어지는 알루미늄 방사성 동위원소 알루미늄 26(26Al)이 붕괴할 때 생성된다.

조사를 이끈 ANU 유리 아멜린 교수는 "마그네슘 26이 알루미늄 26의 붕괴 생성물임을 감안하면, 'EC 002' 운석에 포함된 알루미늄 26과 마그네슘 26의 비율을 살펴보면 그 나이를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수는 "'EC 002' 다음으로 오래된 지구상 운석들과 비교 분석한 결과, 'EC 002'는 알루미늄 26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며 "이는 원시 태양계 성운 내부의 알루미늄 26의 분포가 고르지 않았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지구가 속한 태양계의 나이는 대략 46억 년으로 여겨진다. 그 기원을 두고는 아직 여러 설이 존재한다. <사진=pixabay>

이런 이유로 연구팀은 'EC 002'가 태양계 탄생이 끝나갈 무렵 초신성 폭발에 의해 형성된 방사성 물질이라고 결론 내렸다. 태양은 다른 별들과 마찬가지로 가스와 티끌에서 태어난 것으로 생각된다. 우주에 떠다니는 가스와 먼지가 인력으로 천천히 모여들고, 중심부에 원시 태양계 성운이 만들어진 뒤 여기서 지구를 비롯해 태양계 행성들이 모두 탄생했다고 학자들은 본다.

아멜린 교수는 "태양이 탄생한 지 46억 년 정도 사이에 천체들의 화학적 성질이 크게 변해 버린 것은 이미 잘 알려졌다"며 "그와 대조적으로 운석이나 소행성은 마치 타임캡슐처럼 태양계가 형성된 당시의 상황을 간직하고 있어 조사할 가치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천체를 관찰하면 그것이 언제, 어떤 물질로부터 형성됐는지 알 수 있다"며 "태양계 탄생과 구성이 거의 끝나갈 무렵 원시 태양계 성운의 초신성 폭발로 발생한 'EC 002'는 태양계 생성의 비밀을 적잖게 알려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