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달이나 화성 진출이 다가옴에 따라 무중력에서의 신체 변화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다. 일반적으로 무중력 상태에 오래 노출되면 뼈와 근육이 약해지고 두뇌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우주비행사들에게는 규칙적인 운동이 필수다.

이번에 실시된 연구는 심장에 대한 것이다. 연구팀은 은퇴한 우주비행사 스콧 켈리가 2015~2016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머무는 기간 동안 건강 데이터를 분석했다. 더불어 2018년 하와이부터 샌프란시스코까지 2821㎞를 수영한 베누아 르콤트의 건강 데이터도 살펴봤는데, 물 속도 무중력과 같이 중력의 부담을 많이 덜 수 있는 환경이기 때문이다.

우주정거장에서 작업 중인 스콧 켈리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연구팀에 따르면 켈리는 우주에서 340일 보냈고 하루 수시간씩 주 6일 자전거나 러닝머신을 이용했다. 르콤트는 159일간 하루 평균 5.8시간 수영했다.

그 결과 켈리는 우주에서 보낸 1년 동안 좌심실의 무게가 주당 약 0.74g씩 줄었다. 르콤트 역시 주당 0.72g씩 감소했다. 결과적으로 켈리는 1년간 좌심실 무게가 19~27%, 르콤트는 5개월간 20~25% 줄어들었다. 또 둘 다 일정을 시작하며 좌심실 직경도 작아졌다. 남성의 경우 심장의 평균 무게는 280~340g, 여성은 230~280g이다.

미국 텍사스대학교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 제임스 맥나마라 박사는 "장시간의 수영이나 운동이 좌심실 무게를 증가시키기에 충분한 자극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에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일반적인 환경에서 하루 1~3시간의 고강도 훈련은 좌심실 크기와 질량을 늘려준다는 연구결과도 이미 나와있다. 

태평양 횡단 이후 정밀 검사를 받는 베누아 르콤트 <사진=르콤트 유튜브 공식채널 영상 'THE LONGEST SWIM' 캡처>

중력이 줄면 심장이 혈액을 위로 펌프질하기 위해 열심히 일할 필요가 없다. 심장은 근육이며, 많이 사용하지 않으면 수축된다. 이런 효과가 운동량보다 우선된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결론이다.

텍사스대학교 벤자민 레빈 박사는 "중력과 운동 모두 심장에 영향을 미치지만, 매우 긴 시간 동안의 고강도 운동조차 심장 수축을 막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만 일정을 마친 뒤 이들의 심장은 모두 정상으로 돌아갔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더 자세한 사항을 알아보기 위해 르콤트의 수영 전후 심장의 자기공명영상(MRI) 스캔을 분석할 계획이다.

이 연구는 지난 3월 29일 국제저널 '서큘레이션'에 게재됐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