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타곤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안드레 카슨 하원 의원)

미확인항공현상(UAP, 미확인비행물체와 같은 개념)에 관한 미국 정부 공청회가 56년 만에 열렸다. 펜타곤은 관련 영상까지 공개했지만 의회는 여전히 군이 UAP 정보를 숨기려 한다고 비판했다.

18일(한국시간) 열린 이번 공청회는 지난 1966년 이후 처음으로 UAP에 관해 개최된 의회 공청회로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약 90분간의 공청회는 미 국방부 정보부 책임자가 UAP와 관련된 정보를 브리핑하고 의회가 질문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의회는 UAP를 목격했다는 군 파일럿들의 보고가 무려 400건 이상이고, 11건은 니어 미스(near miss, 항공기가 공중 충돌할 정도로 근접한 상태)인데도 국방부가 설명을 미뤘다고 지적했다.

의회 관계자는 “UAP가 우주에서 온 이성인일 수 있지만 만에 하나 외국의 차세대 무기일 경우 국가 안보에 중대한 위협이 된다”며 “국방부는 정보를 숨길 게 아니라 의회와 공유하고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UAP(UFO)에 대한 미국 정부 공청회가 56년 만에 열렸다. 의원들은 펜타곤이 여전히 관련 정보 공개에 소극적이라고 혹평했다. <사진=pixabay>

이에 스콧 브레이 미 국가정보부 부부장은 “최근 UAP 관련 보고가 늘고 있는데 그 배경에는 드론의 보편화 및 센서 성능 향상 등 일반적 요인이 있다”며 “미군기와 UAP 니어 미스가 최소 11건이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실제 충돌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공청회 의장을 맡은 민주당 안드레 카슨 의원은 “국방부는 UAP에 대한 적잖은 정보를 모았음에도 이를 여러 핑계를 대며 공유하지 않았다”며 “조종사가 UAP 정보를 상부에 전하려 해도 비웃거나 덮으려 하니 제대로 된 보고가 이뤄질 리 만무하다”고 질타했다.

이어 “UAP가 여전히 불가사의한 것은 확실하지만 그만큼 과학기술도 발달했다”며 “우리가 알지 못하는 현상이 계속된다면 구체적으로 조사해야 한다. 위협이 있다면 제거해야 마땅하다. 그러기 위해 군은 정보를 나눠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청회에서 국방부는 녹색으로 깜박이는 삼각형 비행 물체 영상 두 편을 공개했다. 해군기가 촬영한 영상에는 삼각형뿐 아니라 작은 공 모양의 물체가 전투기 캐노피 옆을 휙 가로지르는 상황이 담겼다.

지난해 UAP(UFO) 목격담 등 관련 정보를 담은 보고서를 공개했던 미 국방부 <사진=pixabay>

이에 대해 스콧 브레이 부부장은 “대부분의 UAP는 정체가 특정되지만 설명이 불가능한 것도 수두룩하다”며 “군은 UAP 정보를 은폐하려는 게 아니라 진짜로 뭔지 몰라 보고하지 않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공청회에 쏠렸던 관심은 군의 폐쇄적 자세 때문에 실망감으로 바뀌었다. 공청회에 참석한 의원들도 같은 이유로 불만을 표시했다. 심지어 국방부는 몇 가지 의문에 대해서는 답변을 거부했다.

팀 버쳇 하원의원은 “매우 불만족스러운 공청회였다. 현시점에서 군은 UAP를 어디까지 조사했고 향후 어떻게 할지 정도만 알려준 것”이라며 “내가 본 것을 제대로 말할 사람이 공청회에 나와야 한다. 은폐할 생각만 하는 고위 관리는 필요없다”고 아쉬워했다.

미 의회는 국방부가 UAP 관련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펜타곤은 지난해 6월 UAP에 관한 정식 보고서 ‘미확인항공현상에 대한 예비타당성 평가(Preliminary Assessment: Unidentified Aerial Phenomena)’를 내놨다. 여기에는 2004~2021년 수집된 UAP 목격담과 국가 정보기관 차원의 분석을 담았다. 다만 의원들은 물론 전직 국방부 UAP 프로젝트 고위 관료들까지 알맹이가 빠진 보고서라고 비난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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