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시간이 짧으면 치매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연구진은 수면 부족이 치매의 원인인지, 아니면 증상인지는 정확하게 밝혀내지 못했다.

프랑스 파리대학의 역학자인 세브린 사비아 교수 등 연구진은 노년까지 이어지는 수면 부족이 치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하기 위해 '화이트홀2' 코호트 데이터를 조사했다.

코호트(cohort)란 출생이나 졸업 등 특정기간에 같은 공통적인 사건을 경험한 사람들을 의미하는 것이며, 화이트홀(Whitehall) 연구는 영국의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심혈관 유병률과 사망률 등을 조사하기 위해 진행했던 조사를 말한다. 화이트홀2 연구는 1985년에 시작됐으며 35~55세 사이의 공무원 1만308명(남성 2/3, 여성 1/3)을 대상으로 했는데, 지난 30년간 대규모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유용한 수단으로 활용됐다.

그 결과 연구진은 정상적인 수면 시간을 취하는 사람에 비해 50~70대에 지속적으로 짧은 수면을 취한 사람들은 육체적 또는 정신적 건강이나 다른 사회적 요소에 관계없이 치매에 걸릴 위험이 30%나 많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연구에서 말하는 정상적인 수면은 밤에 7시간을 자는 것이며 긴 수면 시간은 8시간 이상, 짧은 수면 시간은 6시간 이하로 정의됐다.

지속적으로 짧은 수면 시간을 기록한 사람들은 전 연령대에서 치매 발병 위험이 더 높았다. 정상적인 수면을 취한 사람들은 치매 발병률이 가장 낮았으며, 긴 수면 시간과 치매 사이에는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6시간 이하의 수면이 치매를 부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진=pixabay>

연구진은 이번 결과는 단지 관찰 결과일뿐으로 치매 발병 원인을 밝힌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실제로 치매에 걸린 사람들은 잠을 덜 자는 경향이 있다. 또 치매는 많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그 원인이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영국 노팅엄대학의 정신과의사 톰 데닝 교수는 "치매는 뇌의 변화로 인해 발생하기 때문에 치매 환자가 수면을 방해받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며 수면 부족은 다가올 치매의 초기 징후일 수도 있다"며 "하지만 수면 부족은 뇌에 좋지 않으며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에 취약하게 만들 가능성도 매우 높다"고 말했다. 즉 건강한 뇌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잠을 늘이는 것이 좋으며 만약 치매에 걸린 경우라도 이는 변함없이 도움이 된다는 말이다.

또 영국 알츠하이머 연구센터의 책임자인 사라 이마리시오는 "치매를 예방할 수있는 확실한 방법은 없지만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있다"며 "금연과 적당히 음주, 정신적 육체적 활동 유지, 균형 잡힌 식단 섭취, 콜레스테롤과 혈압 유지 등은 뇌를 건강하게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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