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UFO 대응은 잘못됐다.”
미국이 이미 미확인비행물체(UFO)의 존재를 파악하고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전직 관계자의 쓴소리가 나왔다. 오는 6월 1일 미 국방부의 UFO 공개보고서 제출을 코앞에 둔 충격적 발언에 관심이 집중된다.
폭탄발언의 주인공은 미 국방부 극비 프로젝트 ‘첨단항공우주위협특정프로그램(Advanced Aerospace Threat Identification Program, AATIP)’을 총괄했던 루이스 엘리존도다. 이미 몇 해 전부터 미 국방부의 UFO 탐지활동이 잘못됐다고 지적한 그는 미국이 중국이나 러시아에 UFO 첩보활동의 주도권을 내줄 경우 제2의 9.11테러급 실수가 되리라 내다봤다.
루이스 엘리존도의 발언은 조만간 밝혀질 미 국방부의 UFO 조사실태를 비판한 것이어서 관심을 받는다. 엘리존도는 AATIP를 총괄하며 고도의 UFO를 입증할 매우 설득력 있는 증거들을 목격했다고 주장해 왔다. 지난달 30일 더 선과 인터뷰에서도 “미국이 UFO에 올바르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미국 의회는 AATIP 같은 군 첩보기관이 지금까지 파악한 미확인비행현상(UAP, UFO와 같은 개념) 정보를 공개하라고 행정부를 압박해 왔다. 관련 정보를 180일 내에 공개하라는 법안이 지난해 12월 의회를 통과하면서 오는 6월 1일 국방부는 UFO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엘리존도는 미국에서 숱하게 제기된 UFO 목격담 중 진짜가 존재하며, 국방부가 더 이상 이를 숨길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미 국방부는 2019년 7월 캘리포니아 앞바다에서 이틀 밤 연속 포착된 피라미드형 비행물체를 드론이라고 우기다 최근 UFO일 수 있다고 입장을 바꿨다. 해당 영상은 2년이나 지난 올해 4월 일반에 공개돼 한바탕 난리가 벌어졌다.
당시 초계임무 중이던 미 해군 키드함과 라파엘 페랄타함 승조원들은 피라미드형 물체가 놀라운 움직임으로 배를 추적하자 일순간 당황했다. 국방부는 연방수사국(FBI)까지 참여한 조사 끝에 “근처에서 조업 중이던 다른 배들의 드론”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엘리존도는 “당시 훈련하던 다른 구축함에 드론이 탑재돼 있었지만 피라미드형 비행체의 움직임은 드론 따위가 발휘할 성능이 아니었다”고 일축했다.
이런 점에서 엘리존도는 미 정부의 UFO 조사가 엉뚱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UFO의 존재를 숨기는 것도 문제지만 그 정체를 확실히 모르는 동안은, 모든 경우의 수를 계산해 선택지를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이 중국, 러시아 같은 경쟁국에 기술적으로 추월당했다는 것이 밝혀진다면 첩보기관에 있어 9.11테러와 맞먹는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눈여겨볼 점은 엘리존도 외에 미국의 다른 고위급 간부들도 UFO의 존재를 털어놓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트럼프 행정부 시절 국가정보국장을 지낸 존 라트클리프다.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그는 “해군이나 공군 조종사가 목격한 비행물체 중 상당수는 UFO일 수 있다”며 “이 비행물체들은 소닉붐도 없이 음속을 돌파했는데, 아시다시피 지구엔 아직 그런 기술이 없다”고 털어놨다.
라트클리프는 이런 정보들을 임기 중 공개하려 한 인물로 유명하다. 다만 조 바이든이 정권을 잡으면서 그도 지난 1월 퇴임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