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이 제 인생 바꿨다.”
영화 ‘구니스’(1986)에 출연했던 배우 출신 변호사 제프 코엔(47)이 리차드 도너(91) 감독에게 대학 학비를 지원 받은 사실을 공개했다.
제프 코엔은 9일 SNS를 통해 리차드 도너 감독이 생전 자신을 위해 대학 등록금을 대줬으며 그 덕에 학업을 마치고 변호사가 됐다고 언급했다.
리차드 도너의 ‘구니스’에서 로렌스 청크를 연기한 제프 코엔은 “아역 이후 배역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데 감독이 제작 보조로 저를 써줬다”며 “대학 진학 추천서를 부탁했더니 흔쾌히 승낙 하더라”고 돌아봤다.
그는 “추천서 작성에 도움을 주고자 제가 어린 시절 겪은 고뇌 등을 적어 감독에게 보냈다”며 “제 글을 아내와 유심히 읽은 감독은 추천서뿐 아니라 대학 학비까지 부담해 주겠다고 나섰다”고 덧붙였다.
제프 코엔은 “감독 부부는 경제적으로뿐만 아니라 인간적으로 저를 무한 신뢰해 줬다”며 “비로소 저도 뭔가 할 수 있는 사람임을 깨달았다. 감독이 제 인생을 바꿨다. 열심히 공부해서 보답하고 싶었고 변호사가 됐다”고 말했다.
‘구니스’와 ‘사랑의 하모니’ 단 두 작품에만 출연한 제프 코엔은 대학 졸업 후 변호사 사무실을 내고 주로 엔터테인먼트 쪽 송사를 맡고 있다. 법조인으로 성공한 제자에게 리차드 도너 감독은 “해낼 줄 알았다” “끝까지 믿고 있었다”고 격려할 뿐 어떤 선물도 사양했다고 제프 코엔은 회고했다.
영화 ‘구니스’를 비롯해 ‘슈퍼맨’과 ‘오멘’ ‘컨스피러시’ ‘리썰 웨폰’ 시리즈의 연출자이자 ‘프리윌리’ ‘엑스맨’ 시리즈의 기획자로 시대를 풍미한 리처드 도너는 지난 7월 9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생전 기부에 관심이 많아 지난해 말 ‘구니스’ 배우들과 어린이 돕기 자선행사를 기획하기도 했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