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끝에 붙이기만 하면 전기를 만들어내는 초소형 발전기가 개발됐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연구팀은 15일 발표한 논문에서 손가락 끝부분에 부착하면 일상적인 움직임과 땀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반창고형 웨어러블 발전기를 제작했다고 밝혔다.

이 작은 장치가 전기를 생산하는 비결은 탄소발포체다. 이것이 땀을 흡수하고 효소 작용으로 유산염과 산소 분자를 화학 반응시켜 발전이 가능하다. 유산염은 황산 분자에 포함된 수소 이온이 금속 이온 등 양이온으로 치환된 화합물의 총칭이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디에이고 캠퍼스 연구팀이 개발한 발전기 <사진=캘리포니아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이 하필 손가락을 부착 위치로 정한 건 이곳에서 발생하는 땀이 신체에서 가장 많기 때문이다. 실험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겨드랑이나 목덜미에서 땀이 많을 것 같지만 손가락 끝은 다른 곳보다 100~1000배 땀이 많이 난다”며 “이번에 제작한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면적만으로도 1000개나 되는 손가락 땀샘을 덮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초소형 발전기는 화학 반응 외에 압력을 이용해 전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 디바이스에 압전성(물질에 일그러짐 또는 응력을 가하면 전기적 편극이 생기는 효과) 물질이 함유됐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화면을 터치하거나 물체를 손으로 잡는 등 일상적인 동작만으로 발전이 이뤄진다.

크기가 작다 보니 생산되는 전력량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하룻밤에 스마트워치 하루를 돌릴 정도의 전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 실험 관계자는 “피실험자 손가락 한 개에 디바이스를 붙여 10시간 정도 잠들게 한 결과 400와트초(Ws)의 발전이 가능했다”며 “1시간 정도 가볍게 키보드와 마우스를 사용하면 30Ws의 전기를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손가락 발전기는 스티커만큼 얇고 반창고처럼 붙일 수 있다. <사진=캘리포니아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몸에 부착하는 발전기는 이전에도 개발됐다. 재킷 형태나 겨드랑이에 붙이는 파스 타입으로 입고 움직이거나 땀을 흘리면 전기를 만들어내는 원리다. 연구팀은 이번 장치가 훨씬 작고 간편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어 보다 편리하다고 주장했다.

실험 관계자는 “땀으로 발전하는 그간의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일정한 동작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손가락 디바이스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생활 속에 전기를 만들어낼 수 있어 보다 실용적이고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