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가 들어간 음악, 즉 노래가 악기만으로 구성된 음악보다 뇌졸중 환자의 언어 기능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핀란드 헬싱키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발표한 논문에서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음악을 들려준 결과 노래를 들은 경우 언어 기능 회복이 더 뚜렷했다고 밝혔다.
헬싱키대 연구팀은 투르쿠대학병원과 공동으로 뇌졸중 환자들에게 노래와 가사가 없는 음악, 오디오북 중 하나를 듣게 하고 뇌 활동과 언어 네트워크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했다. 실험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각 노래와 음악, 오디오북은 다양한 장르로 구성했다.
총 3개월간 실험 결과 가사가 들어간 음악을 들은 뇌졸중 환자들은 전두엽에 분포한 언어 네트워크의 회복이 상대적으로 원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언어 네트워크의 회복은 실제 언어 능력 회복으로도 이어졌다.
뇌졸중은 다양한 이유로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서 뇌에 장애가 발생하는 질병이다. 생존한다고 해도 뇌가 관장하던 다양한 신체 기능이 손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 언어 기능 상실은 제법 흔하게 관찰된다.
음악을 활용해 다양한 질병을 치료하는 시도는 전부터 이어졌다. 환자에 맞는 음악을 찾아 심리적 안정을 도모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치매나 우울증 환자들이 노래를 따라 부르고 음악을 연주하는 행위가 치료효과를 가져온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뇌졸중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음악치료 연구도 활발한 편이다. 학자들은 그간 음악이 보행이나 언어 장애 등 후유증을 갖게 된 뇌졸중 환자들의 심리안정에 도움이 된다고 여겼다. 이번 실험은 가사가 들어간 음악이 언어 기능 회복에 유용하다는 구체적 결과를 제시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실험 관계자는 “뇌졸중 환자들은 혈류장애로 다양한 기능을 잃게 되는데 이를 회복하기 위해 가능한 많은 자극이 필요하다”며 “수많은 재활훈련들이 결국 뇌에 자극을 주는 작업이다. 노래 가사는 뇌의 언어 기능 회복을 돕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언어 기능이 떨어진 뇌졸중 환자들에 도움이 되는 특정 가사가 있는지, 평소 듣던 노래가 치료에 더 도움을 주는지 등 세부적인 내용을 알아볼 예정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