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 아냐"…마라톤 물병테러 선수 해명
2021-08-10 18:22

“손이 미끄러졌을 뿐.”

지난 8일 도쿄올림픽 남자 마라톤에서 급수대 물병을 모조리 쓰러뜨린 프랑스 육상 선수 모하드 암두니(33)가 쏟아지는 비판을 견디다 못해 해명을 내놓았다. 다만 석연찮은 그의 입장 표명이 되레 성난 스포츠팬들을 자극한 꼴이 되고 말았다.

모하드 암두니는 10일 자신의 SNS에 글과 영상을 올리고 도쿄올림픽 남자 마라톤 경기 당시 물병을 쓰러뜨린 것은 고의가 아니라고 언급했다.

도쿄올림픽 마라톤 생수병 테러 논란을 일으킨 모하드 암두니 <사진=모하드 암두니 인스타그램>

그는 “인터넷에 올라온 동영상으로 인해 생겨난 모든 소모적인 논쟁에 종지부를 찍으려 한다”며 “물병은 차가운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얼음물에 담갔다가 선수들에게 공급된다. 때문에 아주 미끄럽다”고 말했다.

이어 “긴 시간 자기 페이스를 유지하며 달려야 하는 마라토너들에게 집중력은 곧 생명”이라며 “달리기에만 온 신경을 쏟은 나머지 미끄러운 병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모하드 암두니는 “피로감이 심했고 기력도 정신력도 떨어지던 구간이었다”며 “선수들에게 사과하고 싶다. 물이 든 병을 잡으려다 실수했을 뿐 방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물병을 쓰러뜨리는 장면 <사진=NHK '2020 도쿄올림픽 남자마라톤 실황중계' 캡처>

선수 본인의 해명에도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오히려 해당 장면을 자세히 들여다본 스포츠팬들은 깨끗하게 사과하지 않고 변명에 급급하다고 모하드 암두니를 비판했다.

모하드 암두니는 8일 오전 7시 일본 삿포로 오도리공원에서 출발한 도쿄올림픽 남자 마라톤 경기에서 12㎞가량을 달리던 구간에서 ‘물병 테러’를 저질렀다. 모하드는 줄잡아 15개는 넘어 보이는 물병을 도미노처럼 손으로 쳐 쓰러뜨리고 마지막 병만 집어 들었다. 문제의 장면은 당시 ‘올림픽의 꽃’ 마라톤을 중계하던 각국 생방송 카메라에 고스란히 잡혔다.

경기 후 그의 인스타그램에는 성난 각국 스포츠팬들이 몰려가 비난을 쏟아냈다. 한국어는 물론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수많은 외국어로 된 비판 가득한 글이 쇄도했다. 침묵으로 일관하던 모하드 암두니는 경기 사흘 만에 입을 열었지만 제대로 된 사과가 아니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모하드 암두니의 비신사적 행위를 비판하는 스포츠팬들의 글 <사진=모하드 암두니 인스타그램>

일부에선 암두니의 대표선수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다만 당시 경기를 뛴 선수들이 급수대는 여러 개로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암두니의 물병 테러 당시 같은 급수대를 지나쳤던 일본 육상선수 오사코 스구루(30, 최종 6위)도 “순위에 영향을 준 행동까지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순위에 큰 영향을 주지도 않았다고 판단한 만큼 자격 박탈은 없을 전망이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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