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태양이 먼지처럼 여겨질 만큼 거대한 블랙홀들을 미 항공우주국(NASA)이 공개했다. 인류의 우주 관측 사상 가장 큰 블랙홀까지 포함됐는데, 우주 공간에는 이마저도 티끌로 만들어버릴 극대질량 블랙홀이 얼마든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NASA가 4일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공식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영상 'NASA Animation Sizes Up the Biggest Black Holes'는 지금까지 학자들이 발견한 초대질량 블랙홀 10개를 크기 순으로 담았다. 초대질량 블랙홀은 다양한 은하 중심부에 존재하는 천체로 질량이 태양의 수십만~수십억 배 정도로 여겨진다. 때로는 수백억 배 이상에 달하며, 이는 편의상 극대질량 블랙홀로 칭한다.

이 영상은 2분이 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광대한 우주의 스케일과 유구한 역사를 느끼게 한다. NASA는 보는 이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블랙홀의 크기를 중심부의 어두운 그림자, 즉 블랙홀 섀도우 위주로 그려냈다. 이는 블랙홀의 막대한 중력에 의해 주변 빛의 진행 방향이 휘면서 발생하며, 직경은 사건의 지평선(빛이 블랙홀 중력에서 탈출할 수 있는 한계 거리를 나타내는 가상의 구체)의 약 2배다.

인류의 관측 사상 가장 거대한 블랙홀. 퀘이사 'TON 618'의 중심부에 자리한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태양 바로 다음 등장하는 것은 왜소은하 '1601+3113'의 블랙홀이다. 질량은 태양의 약 10만 배로 추측된다. 뒤이어 '컴퍼스자리 은하(Circinus galaxy)'와 타원은하 'M32(Messier 32)'의 블랙홀이 지나가고, 우리은하 중심부의 블랙홀 '궁수자리 A별(A*)'이 나타난다. 질량은 태양의 무려 약 430만 배이며, 섀도우의 지름은 수성 공전궤도의 절반에 달한다.

이어 특이은하 'NGC 7727'의 중심부에서 발견된 태양 질량의 약 600만 배 및 약 1억5000만 배 이상의 두 블랙홀이 등장한다. 이들 블랙홀은 서로 약 1600광년 떨어졌으며, 2억5000만 년 후에는 합체해 단일 블랙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왕성 공전궤도를 넘으면서 블랙홀의 크기는 더욱 커져, 안드로메다은하(M31)의 중심부 블랙홀과 전파은하 '백조자리A(Cygnus A)'의 중심부 블랙홀이 나타난다. '백조자리A'의 블랙홀 질량은 태양의 약 25억 배로 생각된다.

장주기 혜성들의 둥지로 불리는 오르트 구름(Oort cloud)에 이를 무렵부터는 괴물 같은 블랙홀이 속속 등장한다. 타원은하 'M87'의 블랙홀 'M87*(포웨히)'의 질량은 태양의 약 54억 배일 것으로 학자들은 보고 있다. 섀도우 지름을 가로지르는 데만 빛의 속도로 약 60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추측된다.

이 블랙홀은 2019년 4월 국제 블랙홀 탐사 프로젝트 '이벤트 호라이즌 텔레스코프(EHT)'가 사상 처음 섀도우 포착에 성공하면서 널리 유명해졌다. 일본 국립천문대는 전파망원경을 활용한 관측에서 'M87*'의 강착원반과 흩날리는 제트를 동시에 포착하는 큰 성과를 올렸다고 지난달 말 발표했다.

영상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주인공은 지구에서 100억 광년 이상 떨어진 퀘이사 'TON 618'의 블랙홀이다. NASA는 "'TON 618' 활동의 원동력인 이 블랙홀의 추정 질량은 무려 태양의 약 660억 배로 인류 관측 사상 최대"라며 "섀도우의 지름은 광속으로 가로지르는 데 최소 몇 주가 걸릴 정도"라고 설명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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