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역사상 위대한 발명가를 논하면서 니콜라 테슬라(1856~1943)를 빼놓을 수 없다. 테슬라는 전기에너지를 발견한 과학자인 동시에, 이 전기를 원격으로 보내는 혁신적 기술발전에 공헌한 천재였다.

시대를 초월한 과학자로 평가 받는 테슬라는 사실 뒷이야기나 괴담도 많은 인물이다. 에디슨이 무시했던 일화부터 살인광선을 만들었다가 1908년 시베리아 퉁구스카 대폭발을 일으켰다는 도시전설급 이야기가 여전히 회자된다. 온갖 기행으로 이름 높았던 그가 무려 지진발생기를 만든 일화는 그 중에서도 유명하다. 

테슬라의 지진발생기는 1890년대 미국사회에서 사용되던 증기터빈식 발전기를 대체할 고효율 발전장치 개발 도중 탄생했다. 테슬라는 자신의 이름을 붙인 새로운 발전기(Tesla's oscillator) 개발에 공을 들였다. 효율이 극대화된 이 발전기는 워낙 위력이 어마어마해 지진을 일으킬 정도라고 제작자 테슬라 자체가 호언장담한 물건이다. 

니콜라스 홀크가 연기한 니콜라 테슬라 <사진=영화 '커런트 워' 스틸>

문제의 발전기는 물리적인 대상물을 앞뒤로 진동시켜 다양한 주파수를 만들어내는 밸브 시스템을 이용했다. 수신기기가 발생한 기계적 진동을 전류로 변환하는 구조로 알려져 있다. 테슬라는 이 혁신적 구조의 장치를 갖고 특허도 여럿 취득했다.

사실 그의 발전기는 한 가지가 아닌 여러 버전이었다. 증기를 오실레이터에 불어넣어 초고속의 격렬한 진동으로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일련의 피스톤 운동 동력장치가 유명하다. 공기 압축기나 봄베들이 가스를 사용하는 타입, 전자석을 이용해 오실레이터의 주파수를 조절하는 타입도 만들었다.

특히 땅 속 바위에 에너지를 보내 진동시켜 이 에너지를 또 다른 장치로 전송해 전기로 변환하는 장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테슬라는 장치의 원리를 '원격지구역학'(telegeodynamics)'이라고 명명했다. 쉽게 설명하면 기계적 진동이 지구를 통해 전달되는 현상이다.

테슬라는 이들 기기가 모두 기본적으로 실린더 내에서 피스톤의 마찰없이 진동시키는 원리로 향후 큰 돈벌이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더욱이 연구를 거듭해 이 장치를 소형화, 주머니에 들어갈 사이즈로 만들 참이었다. 

하지만 이 실험 과정에서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금속제 철망에 진동을 이끌어 냈지만 진동이 너무 강력한 것이 문제였다. 금속제 철망이 속절없이 부스러지고 파편 하나가 저 멀리 다른 건물까지 날아갔다. 너무 큰 진동 탓에 근처에 있던 사람들은 두통과 구토, 급한 설사 등을 겪기까지 했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그의 장치가 건물을 통째로 파괴할 정도의 지진을 일으켰다고 전해진다.

호기심이 발동한 테슬라는 1898년 실험을 진행하다 큰 사고를(어디까지나 본인 이야기지만) 치고 만다. 뉴욕 휴스턴 거리에 있는 자신의 연구실 들보에 문제의 기계를 갖다 대자 기계가 미끄러져 떨어져 공중을 날아다니기 시작했다. 그 움직임이 점점 격렬해지고, 마침내 진짜 지진이 일어나 경찰과 소방대가 출동하기까지 했다.

일련의 소동을 벌인 니콜라 테슬라는 이 장치를 '봉인'하기에 이르렀다. 그의 기록을 빌리자면, 이 기계는 미국의 상징이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주저앉힐 지진을 만들어낼 수 있다. 

물론 해당 장치가 엄청난 힘을 가졌는 지는 테슬라 본인만이 알았다. 다만 그의 발명원리는 시대를 초월한 것이어서, 나중에 발명된 진동 드릴이나 기타 암석 절단기 개발의 기초가 됐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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