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러시아 시베리아에 20여 개가 발생한 거대 싱크홀이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만들어졌다는 학자들 분석이 나왔다.

러시아 스콜코보 과학기술연구소 연구팀은 최근 지오사이언스(GeoSciences)에 발표한 논문에서 시베리아 야말반도에서 연이어 관찰된 거대 싱크홀의 발생 원인이 지구온난화로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서시베리아 중부 야말로네네츠 자치구에 자리한 면적 12만2000㎢의 광활한 야말반도에 거대 싱크홀이 발생한 건 지난 2014년이다. 갑자기 폭발이 일어나며 지표면에 거대한 크레이터 같은 구멍이 뻥 뚫리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야말반도에서 비슷한 사례가 이어지면서 현재 20개 가까이 거대 싱크홀이 분포한다. 지난해 8월 발견된 지름 20m가 넘는 ‘C17’이 가장 최근 만들어진 구멍이다.

지난해 야말반도에서 발견된 거대 싱크홀 C17 <사진=The Siberian Times 유튜브 공식 채널 영상 'Yamal crater 2020' 캡처>

연구팀은 거대 싱크홀이 유독 야말반도에 발생하는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지질조사에 나섰다. ‘C17’ 주변의 지질을 면밀히 조사한 연구팀은 기온 상승으로 얼어붙었던 땅이 녹아 지하에 분포한 가스 압력이 커지면서 폭발이 발생했다고 결론 내렸다.

이에 대해 연구팀 관계자는 “영구동토로 알려졌던 시베리아 땅이 지구온난화로 녹아내린 것이 원인”이라며 “지하에 자리한 공동에 메탄이 쌓여 콜라병처럼 압력이 높아졌고 이를 막고 있던 뚜껑, 즉 지표면이 약해지면서 폭발로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상기후로 올라간 기온이 얼어붙은 땅을 녹이면 가스와 물의 순환을 촉진하므로 영구동토의 열화가 한층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고 지적했다. 이를 막지 못하면 앞으로도 야말반도에 엄청난 크기의 구멍이 생긴다는 이야기다.

사람과 비교한 C17 싱크홀의 규모 <사진=The Siberian Times 유튜브 공식 채널 영상 'Yamal crater 2020' 캡처>

연구팀 관계자는 “아무리 두꺼운 얼음이 쌓인 시베리아라도 내부 압력을 못 견디면 어디서든 폭발이 일어나 구멍이 뻥 뚫리게 된다”며 “온난화가 계속되면 야말반도에서는 앞으로도 싱크홀이 계속 만들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이런 희한한 폭발이 일어나는 것은 서시베리아 북부 특유의 얼어붙은 지질과 가스 때문”이라며 “야말반도 외에 기단반도(시베리아 연안의 카라 해에 자리한 큰 반도) 정도가 싱크홀 발생이 예상되는 지역이지만 이상 기온은 지역을 가리지 않아 다른 국가도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야말반도 급의 거대 싱크홀은 멕시코나 터키 등 기온이 높은 지역에서도 관찰되고 있다. 스콜코보 과학기술연구소는 다른 지역에 발생한 구멍이 야말반도 싱크홀과 어떻게 다른지 정보교환을 통해 연구할 방침이다.

학계는 야말반도의 거대 구멍이 기후변화 탓에 생겼을 가능성을 첫 싱크홀 발생 이후부터 제기했다. 일부에선 운석이 원인이라는 주장도 나왔지만 구멍이 생기는 곳이 천연가스가 매장된 지역이라는 점에서 기후변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를 실제 입증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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