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휴스턴에서 벌어진 음악 페스티벌 압사 사고는 예고된 인재로 드러났다. 스타의 공연을 보다 가까이 보기 위해 무대 시작 전부터 아수라장이 벌어졌지만 안전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휴스턴 크로니클 등 미국 언론들은 7일(한국시간) 기사를 통해 총 8명이 숨진 ‘애스트로월드’ 음악 페스티벌 현장은 안전 시스템이 완전히 실종된 아비규환의 현장이었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6일 휴스턴 NRG파크에서 열린 ‘애스트로월드’는 티케팅 단계부터 사고가 빤히 예상될 정도로 엉망이었다. 인기 뮤지션이 대거 등장하는 이번 공연을 기다려온 팬들은 오후 2시 게이트가 열리자 차례도 없이 한꺼번에 뛰어 들어갔다. 현장 요원들이 제지할 틈도 없이 사람들이 몰렸고 금속 탐지기 등 안전장치는 무용지물이었다.
이날 오후 9시15분경 힙합 뮤지션 트래비스 스캇(29)이 무대에 오르자 열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그를 가까이서 보려고 팬들이 스탠드 앞으로 몰렸고 이 과정에서 일부가 넘어지자 한순간에 사고가 벌어졌다. 놀란 트래비스 스캇이 경비원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적어도 몇 분간 아무도 달려오지 않았다.
어처구니없는 사고로 무려 300여 명이 부상했다. 긴급 이송된 환자 17명 중 11명이 심정지 상태였고 이 중에서 8명이 숨졌다.
트래비스 스캇은 “무대에서 노래하던 중 분위기가 심상찮았다”며 “무대 앞쪽에서 사람들에 떠밀려 괴로워하는 팬들이 보였다. 노래를 잠시 멈추고 경비원들에게 조치를 부탁했지만 아무도 달려오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현장을 목격한 한 음악팬은 “한쪽에서 사고가 나 사람들이 쓰러져 있는데도 다른 쪽 사람들은 전혀 모르고 춤추고 있었다”며 “장내 안내 방송도 한참 뒤에 나오는 등 사고 대처가 여러모로 부실했다”고 전했다.
휴스턴 경찰은 무려 5만 명이 몰린 공연에 안전 요원 수가 턱없이 부족했다는 증언이 잇따르자 관련 수사에 착수했다. 우선 공연 관계자들을 불러 현장 안전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수사할 방침이다. 사고 여파로 남은 공연 일정은 모두 취소됐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