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귀여운 햄스터가 사람으로 치면 하루 와인 21병을 마시고도 멀쩡한 '주당'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브래드퍼드보건연구소는 햄스터들이 자연계에 존재하는 알코올을 즐겨 섭취하며 그 양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다는 논문을 최근 발표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자연계 햄스터는 잘 익어 발효된 열매 등에서 생성된 천연 과실주를 즐긴다. 하루에 대략 20g/kg의 에탄올을 소비하는데, 이는 일반 성인 남성이 하루 와인 21병을 들이켜는 것과 맞먹는다.

연구팀은 쥐목 포유류 일부가 알코올에 강하다는 그간의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햄스터의 술 습관을 관찰했다. 햄스터는 쥐목 비단털쥐과 포유류로 적잖은 가정에서 반려동물로 키운다. 일반 가정에서는 과실보다 씨앗을 급여하기 때문에 반려 햄스터가 알코올을 섭취하는 양은 자연계보다 적지만 알코올을 즐기는 성향은 그대로다. 

작고 통통한 햄스터의 술 습관은 습성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크다. <사진=pixabay>

특히 야생 햄스터의 추적조사를 통해 쉽게 믿어지지 않는 사실들이 밝혀졌다. 연구팀 관계자는 "햄스터는 물보다 알코올 도수 15도가량의 에탄올을 좋아한다"며 "사육 햄스터들도 수분의 88% 안팎을 알코올로 충당한다. 주당은 술고래가 아닌 햄스터라고 불러야 맞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햄스터가 알코올을 좋아하는 것이 비단털쥐과의 습성이라고 추측했다. 이 종들은 지방을 체내에 가능한 많이 비축한 뒤 겨울잠을 자면서 혹한기를 난다. 잘 알려진 대로 알코올은 대표적인 고열량 식품이다. 햄스터처럼 술에 내성을 가진 일부 동물은 지방을 얻기 위해 알코올을 섭취하는 것으로 이미 밝혀졌다.

뭐든 식량은 비축하고 보는 햄스터의 특성도 알코올 내성을 키웠다는 게 연구팀은 분석이다. 실험 관계자는 "햄스터가 둥지에 먹이를 오래 쌓아두면 과실이든 곡식이든 발효해 알코올 성분이 생기기 마련"이라며 "먹이를 저장하는 습성 덕에 햄스터가 자연스럽게 알코올에 익숙해졌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씨앗이나 작은 과실, 밀웜 등을 사료로 먹는 햄스터 <사진=pixabay>

이 관계자는 "엄청난 양의 술을 즐기는 햄스터의 알코올 분해 능력은 여전히 미스터리"라며 "햄스터의 알코올 내성을 측정해 보면 사람이라면 그대로 고꾸라질 상황에서도 바닥 위를 잘 걸을 정도"라고 놀라워했다.

실제로 2015년 에탄올을 햄스터 혈관에 직접 주입해 간 대사를 우회하는 실험이 주목받았다. 당시 동원된 햄스터들은 연구팀 예상을 뛰어넘는 경이로운 해독 능력을 보여준 바 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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