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행방불명됐던 앵무새가 주인의 기지 덕에 무사히 집을 찾았다. 다만 주인은 현재 반려동물을 키울 입장이 아니라며 새 반려인을 찾아나섰다.
미국 동물보호단체 ORCA(Organization for Responsible Care of Animals)는 8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펜실베이니아 랭커스터 카운티 모 교회 관계자 제보로 보호 중이던 왕관앵무새 ‘럭키’가 3년 만에 주인과 재회했다고 전했다.
교회 관계자는 이달 초 자신이 다니는 감리교회 인근에서 전에 보지 못했던 앵무새와 마주쳤다. 누군가 잃어버린 것이라고 직감한 그는 ORCA에 연락했고, 출동한 센터 직원들이 안전하게 앵무새를 포획했다.
앵무새 주인을 찾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린 ORCA는 얼마 안 가 감리교회에서 약 24㎞ 떨어져 사는 남성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이 남성은 키우던 새 ‘럭키’가 틀림없다고 주장했지만 ORCA 입장에서는 결정적 증거가 필요했다.
잠시 고민하던 남성은 오래된 시트콤 음악을 들려주라고 부탁했다. 그는 “1960년대 TV 시트콤 ‘앤디 그리피스 쇼(The Andy Griffith Show) 테마송을 들려줄 때마다 럭키는 휘파람을 불며 춤을 췄다”고 설명했다.
ORCA 관계자들은 유튜브에서 이 노래를 찾아 스피커로 틀어줬다. 앵무새는 즉시 기분 좋게 휘파람을 불고 몸을 흔들어댔다. ORCA는 이 새가 틀림없이 럭키라고 확신했다.
남성은 “럭키는 입양 1년여 만에 잃어버렸다. 잠시 새장 문을 열었는데 그 틈에 그대로 밖으로 날아갔고 3년이나 돌아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럭키를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자유롭게 날아다니고 싶었구나 생각했다”며 “럭키의 행방은 계속 궁금했지만 자유롭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그리움을 억눌러 왔다”고 울먹였다.
주인의 기지로 앵무새는 옛 집을 찾았지만 남성은 럭키를 다른 사람에게 양보왔다. 3년 전에 비해 생활이 어려워져 현재 작은 집에 산다며 새를 키우기 충분한 집에 보내달라고 ORCA에 부탁했다.
ORCA 관계자는 “겨우 찾은 앵무새를 포기한 주인 심정이 얼마나 아플지 상상하기 어렵다”며 “반려동물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라는 주인이 덜 섭섭하도록 좋은 새집을 찾아주려 한다”고 말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