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 류구는 지금까지 쏠린 천문학계의 관심과 달리 지구 생명체나 물의 기원일 가능성은 낮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본 교토대학교와 도쿄공업대학교, 해양연구개발기구(JAMSTEC) 등은 21일 공동 발표한 논문에서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 2호’가 채취한 류구의 샘플 분석 결과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교토대학교 주임 연구원 토미오카 나오타카 교수는 직경 1㎜가량의 류구 지표면 샘플 4개를 전자 현미경으로 분석했다. 특히 광물이 물을 머금은 상태로 말라붙은 흔적 및 과거 천체 충돌이 소행성 지표면에 야기한 영향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봤다.

미 항공우주국(NASA) 연구원이 류구의 토양 샘플을 분석하기 위해 작업하고 있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그 결과 류구가 천체 충돌을 일으킬 당시 지표면에 발생한 온도는 최저 500℃ 미만, 압력은 2만 기압 정도로 해석됐다. 교수는 “소행성 충돌로 입자가 대량 방출되는 조건은 500℃ 이상, 30만 기압 이상”이라며 “이를 크게 밑도는 만큼, 충돌로 방출된 류구 입자가 지구 생명체나 물의 기원이 됐을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도쿄공업대학교 행성과학자 세키네 야스히토 교수도 “물과 유기물을 포함한 류구 같은 소행성에서는 암석이 활발하게 방출된다는 기존 학설에 예외가 있음을 보여주는 발견”이라며 “소행성에서 지구로 날아오는 유기물이나 물의 양은 생각보다 훨씬 적을 가능성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류구 지표면에 구멍을 내고 토양 샘플을 채취하는 하야부사 2호의 상상도 <사진=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공식 홈페이지>

지구 생명체의 유래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지구의 유기물이나 물이 발생한 원인이 소행성에서 일어난 천체 충돌이라고 본다. 대량의 입자 형태로 방출된 유기물과 물이 지구까지 날아와 안착했다는 가설이다. 류구 역시 과거 천체 충돌을 일으킨 것으로 알려져 생명체 방출원의 하나로 꼽혀왔다.

1999년 처음 관측된 류구는 직경 약 1㎞에 탄소 함유량이 높은 C형 소행성이다. 지구에 잠재적 위협이 되는 천체로 분류된 뒤 활발하게 연구됐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제작한 탐사선 ‘하야부사 2호’는 지난 2019년 류구에 착륙해 지표면 샘플을 채취했다. 지구로 돌아온 이 샘플은 JAXA와 일본의 연구기관 및 대학교, 미 항공우주국(NASA) 등에 분산돼 집중 분석됐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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