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경 세그먼트 조정이 한창인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지난해 12월 25일 발사 이래 우주 관측에 관한 일반의 관심까지 키웠지만 미 항공우주국(NASA)은 이를 잇는 대형 프로젝트에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국립과학아카데미(NAS)는 21일 공식 채널을 통해 제임스웹 우주망원경과 같이 예산 규모가 큰 플래그십 미션은 향후 정부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대신 큰 미션의 중개 역할을 하는 저예산 프로브 클래스(probe-class) 미션 지원을 중요 과제로 삼을 것을 NASA에 권장했다고 덧붙였다.
미 정부 직속 기관인 NAS의 입장은 NASA의 향후 우주 프로젝트에 지대한 영향을 줄 전망이다. 당장 낸시 그레이스 로만(Nancy Grace Roman) 우주망원경 발사 계획에 변화가 예상된다. 미국의 우주 관측 장비 개발에 공헌한 여성 과학자 이름을 딴 로만 망원경은 2010년 시작된 미국 정부의 ‘애스트로(Astro) 2020’ 프로젝트의 핵심으로 주목을 받았다.
로만 망원경은 당초 제임스웹의 뒤를 받쳐줄 차세대 관측 장비로 여겨졌다. 다만 이번 NAS 발표로 NASA는 제임스웹을 이을 우주망원경들의 제작을 최우선 과제로 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NASA는 “제임스웹으로 대표되는 대규모 플래그십 미션은 2010년 8월 13일 발표된 미국 천문학·천체물리학 10개년 계획 평가 보고서 ‘Astro 2010’에서도 우선 과제로 추천됐다”고 전했다.
이어 “NAS는 지난해 11월 4월 발표한 평가보고서 ‘Astro 2020’에서 우리가 플래그십 미션으로 추진하는 낸시 망원경이나 유럽우주국(ESA)이 주도하는 X선 천문위성 아테나(Athena), 우주중력파 망원경 ‘리사(LISA)’의 우선순위를 하향 조정했다”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가 10년 만에 우주망원경 미션을 축소한 것은 예산 때문이다. ‘Astro 2020’을 지원하는 미국 국립과학재단(NSF) 및 미국 에너지부(DOE)는 우주 관측이 예측 불가능한 상황으로 가득한 만큼 보수적인 예산 책정이 필요하다고 정부에 조언했다.
NAS가 언급한 프로브 클래스 미션은 예산 규모가 가장 큰 플래그십 및 가장 작은 익스플로러 클래스의 틈새를 메우기 위해 진행된다. 예산은 대략 5억~10억 달러(약 6365억~1조2730억원) 규모다.
NAS는 스페이스X나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ULA), 블루오리진 같은 민간 우주 기업의 지원을 받으면 NASA가 10억 달러 미만의 예산으로 프로브 미션을 실행할 것으로 기대했다. 당장 예상되는 것은 원적외선 분광촬영 및 플래그십 미션 중 하나인 ‘아테나’를 보완하는 X선 우주망원경 제작이다. NASA 역시 최근 공지에서 2023년 1월 이들 미션을 위한 제안서를 공개 모집한 뒤 2025년까지 최종 테마를 결정한다고 전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