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 핀 한 송이 꽃과 같은 광대한 타원은하가 허블우주망원경에 포착됐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17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허블이 촬영한 타원은하 ‘NGC474’의 신비로운 사진을 공개했다.
이 이미지는 허블우주망원경에 탑재된 고성능 탐사 카메라(Advanced Camera for Surveys, ACS)와 광시야 카메라 3(Wide Field Camera 3, WFC 3) 및 광역 행성 카메라 2(Wide Field and Planetary Camera 2, WFPC 2)를 동원해 촬영했다. 사진 속 파란색은 가시광선, 주황색은 근적외광(가시광선의 빨간 부분을 약간 벗어난 빛)을 각각 나타낸다.
NGC474는 독특한 구조를 가진 타원은하로 유명하다. 일단 분류는 타원은하지만 껍질(shell) 구조가 대번에 눈에 띈다. 여기에 고리(ring), 루프(loop), 기둥(plume) 등 여러 유형이 더해져 장관을 이룬다.
물고기자리 방향으로 지구에서 약 1억 광년 떨어진 NGC474의 껍질은 여러 겹이다. 이 구조 때문에 거대한 꽃처럼 보이는데 지름은 약 25만 광년, 우리가 사는 은하의 약 2.5배에 달한다.
타원은하는 나선은하나 막대나선은하와 달리 소용돌이 팔(와상 팔)과 같은 두드러진 구조를 갖지 않는다. 다만 앞서 설명한대로 NGC474만은 독특한 껍질 구조 때문에 우주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기 만점이다.
NASA는 “타원은하 중에서 NGC474처럼 여러 겹의 껍질을 가진 것은 10%도 되지 않는 것으로 추측된다”며 “어떻게 이런 구조가 형성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천문학자들은 과거에 일어난 다른 은하와 합체를 원인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일반적인 타원은하는 여러 개의 은하가 모인 은하단에 속한다. 껍질 구조를 가진 타원은하는 그보다 은하의 수가 적은 무리에서 주로 발견된다. 즉 NGC474 같은 타원은하는 근처에 있던 다른 은하를 아주 먼 과거에 끌어들였고 은하의 상호작용에 의해 이를 흡수하면서 껍질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NGC474는 향후에도 다른 은하를 집어삼킬 가능성이 크다. 일단 가까이 자리한 작은 소용돌이은하 ‘NGC470’이 유력하다. 학자들은 NGC474가 수십억 년 뒤 이 은하와 합쳐져 한층 복잡하고 화려한 껍질 구조를 갖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