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능력이 부족한 인간보다 유능한 로봇에게 배우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똑같이 실수를 해도 사람보다는 로봇을 신뢰한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에 학계 관심이 쏠렸다.

캐나다 컨커디어대학교는 31일 공식 채널을 통해 유아들은 교사보다 로봇을 통해 지식을 습득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최신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이 학교 연구팀은 학습 능력이 본격적으로 발달하는 아이들이 지식을 습득하는 양상을 조사했다. 교육 주체를 인간과 AI(인공지능) 로봇으로 구분한 뒤 어느 쪽에서 교육받은 것을 더 좋아하는지 들여다봤다.

똑같이 실수해도 아이들은 사람보다 로봇을 신뢰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pixabay>

연구팀은 3세와 5세 아이들을 모집한 뒤 실험을 진행했다. 여기에는 유치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젊은 여성 교사와 일본 소프트뱅크의 AI 휴머노이드 나오(Nao)가 참가했다.

실험은 1차와 2차로 구성됐다. 1차 실험에서 연구팀은 교사와 로봇 사이에 자동차 모형과 공, 인형, 책 등 아이들에게 친숙한 물건을 늘어놨다. 이후 교사와 로봇은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각 물건에 이름표를 붙였다. 이때 교사는 로봇과 달리 일부러 틀린 이름표를 붙였다.

2차 실험에서 연구팀은 전문 조리기구나 공구와 같이 아이들이 익숙하지 않은 물건을 늘어놨다. 마찬가지로 교사와 로봇이 이름표를 부착했다. 다만 1차와 달리 교사와 로봇 모두 물건과 관련 없는 이름표를 붙였다.

일본 소프트뱅크가 최대주주인 프랑스 알데바란 로보틱스의 AI 휴머노이드 나오 <사진=소프트뱅크 공식 홈페이지>

이후 조리기구와 공구의 명칭을 묻자 아이들은 대체로 로봇이 붙인 이름을 댔다. 실험 관계자는 "1차 실험으로 돌아가 로봇만 틀린 이름표를 붙이게 했는데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며 "학습 능력이 빠르게 발달하는 5세 아이들은 인간보다 로봇을 신뢰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아이들이 교사의 외형에 신경을 쓸지 모른다고 판단, 나오 대신 트럭형 로봇 코즈모를 투입해 같은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가 이전 실험과 비슷한 것으로 미뤄 연구팀은 아이들이 로봇의 외형에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추측했다.

실험 관계자는 "어린이는 상대방이 자신과 다른 존재임을 제대로 이해하며, 무능한 인간보다 우수한 로봇에게 배우려는 성향을 보였다"며 "급속도로 발달하는 AI 로봇이 교사를 대체할 날이 다가오고 있음을 이번 연구를 통해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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