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패럴림픽 개막식에 입장하는 대만 선수단을 ‘대만’으로 소개한 일본 방송국 아나운서가 화제다. 대만 스포츠팬들은 자국 이름을 제대로 불러줬다며 환영했다.

NHK 스기우라 유키(38) 아나운서는 24일 오후 8시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패럴림픽 개막식 생중계에서 대만 선수단을 ‘대만’이라고 소개했다.

이날 도쿄패럴림픽 선수단 입장은 일본어 오십음순에 따라 진행됐다. 가장 먼저 난민선수단이 들어섰고 대만은 대한민국 선수단 바로 다음으로 경기장에 들어왔다.

대만 선수단이 입장하자 ‘차이니스 타이베이’라고 장내 안내 멘트가 흘러나왔다. 소개 자막 역시 'Chinese Taipei'였고 국기도 올림픽위원회기였다. 다만 스기우라 유키 아나운서는 “대만입니다(台湾です)”라고 원래 국가명을 언급했다. 이어 “올림픽과 패럴림픽에서는 차이니스 타이베이라는 명칭으로 선수단이 참가하고 있다”고 부연 설명했다.

24일 열린 도쿄패럴림픽 개막식 실황. 국제대회에서 대만의 공식 표기는 '차이니스 타이베이(Chinese Taipei)'지만 한국 방송들도 '대만'으로 소개한다. <사진=KBS News 유튜브 공식 채널 영상 '도쿄패럴림픽 개막식' 캡처>

중국과 대만은 '하나의 중국'에는 합의하면서도 서로가 진정한 중국이라고 주장한다. 중국은 대만을 속국으로 생각하며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다. 1971년 국제연합(UN)이 중국을 합법적인 국가로 인정하자 대만이 불복해 UN을 탈퇴했다. 때문에 대만은 국제대회에서 국가명과 국기를 사용하지 못한다.

이런 중국과 대만의 불편한 양안관계는 외교나 정치뿐 아니라 문화·스포츠계에서도 종종 파열음을 냈다. 2016년 한국 걸그룹 트와이스의 대만 멤버 쯔위(22)가 방송 프로그램에서 대만 국기 청천백일만지홍기를 흔들었다가 한바탕 난리가 벌어졌다. 

얼마 전에는 내구레이스 경기 ‘르망24’에 출전한 대만팀이 조직위원회 요구에 따라 차량에 붙인 대만 국기를 떼는 해프닝도 있었다. 조직위는 대만팀이 자국 국기를 차량에 붙인 점을 중국 대기업 텐센트가 문제 삼으며 생중계를 거부하자 올림픽위원회기를 사용하도록 압박했다.

7월 23일 도쿄올림픽 개막식 당시 NHK가 '대만'을 호명한 데 감사하는 대만인의 트윗 <사진=트위터>

일본 공영방송 NHK 아나운서의 도쿄패럴림픽 개막식 진행에 대만 스포츠팬들은 반색했다. 대만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중국을 빼고는 많은 국가가 우리를 대만으로 인정해 준다”는 글이 속속 올라왔다. 

HNK는 지난 7월 23일 열린 도쿄올림픽 개막식 당시에도 대만 선수단을 '대만'으로 소개했다. 공산당 관영지 환구시보가 논평을 내고 NHK를 비판했고 중국 정부도 노골적인 불쾌감을 드러냈다. 도쿄패럴림픽 개막식에서도 NHK가 '대만'을 언급하면서 중국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심이 쏠렸다.

24일 개막식을 가진 도쿄패럴림픽은 오는 9월 5일까지 이어진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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