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는 지구상에는 아직 사람이 발견하지 못은 수목이 9000종 넘게 존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는 최신호를 통해 지금까지 발견된 수목은 모두 약 6만4100종으로 알려졌지만, 최신 연구에서 이보다 많은 총 7만3271종이 분포한다고 밝혔다. 특히 아직 발견되지 않은 수목도 9200여 종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결과는 세계 약 90개국 삼림학자 150명 이상이 참여한 대규모 조사에서 밝혀졌다. 여기에는 '국제삼림다양성계획(Global Forest Diversity Initiative)' 및 '트리체인지(TREECHANGE)' 등 두 가지 삼림 데이터베이스가 동원됐다.
각 삼림 데이터 세트는 학자 개개인이 숲이나 산을 직접 찾아가 각 나무를 조사하고 측정해 모은 소중한 정보들이다. 이들 데이터를 하나로 묶고 분석해 열대우림이나 초지, 사바나 등 생물군계에 얼마나 다양한 수목종이 존재하는지 알아봤다. 이를 통해 학자들은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은 종이 발견된 종의 14% 정도라고 추측했다.
학자들은 미발견종 대부분이 개체 수가 매우 적어 분포가 한정된 희귀종일 것으로 판단했다. 분명 지구 어딘가에는 존재하지만 미처 발견되지 않았을 뿐이라는 이야기다.
미발견된 것으로 추정되는 약 9200종 중에서 40%에 해당하는 약 3700종은 남아메리카에 분포할 것으로 학자들은 결론 내렸다. 현재 약 2만7000종의 나무가 자생하는 남미는 세계 나무들의 다양성 연구에 특히 중요한 지역이다.
조사를 이끈 이탈리아 볼로냐대학교 로베르토 가티 교수는 "남미는 희귀 수목 종류가 가장 많고(약 8200종) 특정 대륙에 서식하는 식물의 비율도 49%나 된다"며 "미발견종들은 개체 수가 적고 자생 범위도 좁은 희귀종일 가능성이 높아 남미 삼림보전이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남미 중에서도 다양한 나무가 자생하는 곳은 아열대에 속하는 아마존 습지와 해발 1000~3500m에 이르는 안데스산맥의 삼림지대"라며 "현재 이곳의 숲들은 무분별한 벌채와 화재, 기후변화 등 인위적 영향으로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연구팀은 수목의 풍부함과 다양성에 대한 폭넓은 지식은 생태계 안정성과 기능을 보전하는 열쇠라고 강조했다. 로베르토 가티 교수는 "삼림은 공기와 물을 여과하고 토양 침식을 막아 홍수를 방지하며 목재, 연료, 섬유 같은 자원도 내준다"며 "다양한 생태계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삼림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