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감정에 따라 형태가 변화하는 인공지능(AI) 마스크가 등장했다. 인터넷 공간에 글을 쓰는 사람의 생각을 읽어 스스로 모양이 변하는 이 마스크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상태의 인격 비교 연구에 활용될 예정이다.
영국 센트럴 세인트 마틴스 출신 아티스트 장 초이는 중국어로 얼굴을 뜻하는 ‘리안(Lian)’이라는 유백색 마스크를 최근 공식 블로그를 통해 공개했다.
소프트 로보틱스(Soft robotics) 기술과 AI 학습 능력을 결합한 이 마스크는 착용한 사람이 어떤 마음을 갖고 있는지 파악해 형태를 자유롭게 변형한다. 소프트 로보틱스란 고강성 물질로 구성되는 로봇과 달리 웨어러블 디바이스처럼 유연한 소재를 활용해 실생활에 도움을 주는 로봇을 만드는 분야다.
장 초이는 “‘리안’은 사람의 풍부한 감정을 분석하고 학습하는 AI를 탑재하고 있다”며 “사람들은 거의 매일 접속하는 온라인상의 다양한 상황에 따라 감정 변화를 겪는데, 이를 포착해 그 패턴을 분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SNS나 블로그,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을 쓰면서 일어나는 감정 변화를 센티먼트(sentiment) 분석을 활용해 잡아낸 뒤 이를 마스크 형태 변화로 표현하는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연질의 마스크는 중국 쓰촨성의 전통 예능 ‘변검’에서 모티브를 땄다. 순식간에 얼굴이 뒤바뀌는 변검 공연처럼 이 마스크는 사람 감정 변화에 따라 이마와 눈두덩이, 뺨, 턱 부분이 부풀어 오르는 등 변형된다.
장 초이는 “‘변검’은 인터넷에서 벌어지는 급격한 감정 변화들과 아주 닮았다”며 “사람들은 익명성이라는 가면을 쓰고 누군가를 공격하는 말을 쉽게 쏟아내지만 그만큼 자신의 얼굴도 흉하게 일그러져 간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