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지도 않는 1㎛(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나노 플라스틱이 입에 들어간지 불과 2시간 만에 뇌에서 검출됐다.

오스트리아 빈대학교는 4일 공식 트위터를 통해 나노 플라스틱이 혈액뇌관문을 우습게 통과하고 빠른 시간에 뇌에 침투하는 무시무시한 실험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팀은 스티로폼이나 식품 용기, 단열재, 쿠션 등에 널리 활용되는 폴리스티렌과 쥐를 이용해 실험에 나섰다. 1㎛ 크기의 폴리스티렌 조각을 쥐의 입에 넣고 24시간 뒤 어디까지 이동하는지 살펴봤다.

뇌에는 병원균이나 유해 물질이 침투하는 것을 막아주는 천연 필터가 있다. <사진=pixabay>

그 결과, 플라스틱 입자는 불과 2시간 뒤에 쥐의 뇌에 도달해 있었다. 실험 관계자는 "뇌로 흘러드는 혈액은 우선 혈액뇌관문을 통과해야 한다"며 "뇌에 이물질이 침입하는 것을 막는 일종의 장벽으로, 유해한 물질이나 병원체 대부분이 이곳에서 걸린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아주 작은 나노 플라스틱 입자는 학자들의 생각보다 훨씬 쉽게 혈액뇌관문을 빠져나갔다"며 "나노 플라스틱이 뇌에 침입하면 신경염증은 물론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등 신경변성 질환을 일으킬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쥐의 몸이 사람보다 작고 조직 구조가 달라 이번 실험 결과를 인간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무리라고 봤다. 그럼에도 나노 플라스틱의 공포는 충분히 느끼게 해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전 실험에서 플라스틱 조각이 혈액뇌관문과 비슷한 동물 체내의 천연 필터들을 쉽게 통과하는 사실은 이미 밝혀졌다.

폴리스티렌은 식품 용기 등 일상 어디서나 사용된다. <사진=pixabay>

실험 관계자는 "뇌 등 동물의 중요 장기를 보호하는 천연 장치들이 나노 플라스틱 앞에서는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는 의미"라며 "쥐의 뇌에 스민 플라스틱 조각은 이미 인간의 혈액과 내장 조직에서도 발견된 만큼, 몸에서 걸러내기를 기대하기보다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강조했다.

나노 플라스틱을 포함한 미세플라스틱은 인간의 편리한 생활을 위해 만들어지는 플라스틱 제품들이 제대로 수거되지 않아 대량 발생한다. 작은 플라스틱 입자는 세포를 손상시키고 식물의 성장을 방해하는 등 악영향이 확인되고 있으며, 인체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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