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하가 품은 수많은 비밀 중 하나를 풀어낸 획기적인 관측 성과가 조만간 공개된다.
유럽남천천문대(ESO)와 미국과학재단(NSF)은 지난달 30일 공식 채널을 통해 국제협력 프로젝트 ‘이벤트 호라이즌 텔레스코프(Event Horizon Telescope, EHT)’와 관련된 중대 발표를 예고했다.
두 기관은 이번에 발표할 내용을 ‘우리은하에 대한 획기적인 성과(groundbreaking Milky Way results)’라고 자신 있게 표현했다. 공식 회견은 오는 5월 12일 밤 10시(한국시간)로 정해졌으며, EHT 공식 유튜브 채널 및 홈페이지를 통해 각국에 동시 생방송된다.
천문학계는 이번 발표에서 EHT가 우리은하 중심부에 자리한 초대질량블랙홀에 대한 유의미한 정보를 공개할 것으로 기대했다.
EHT는 2019년 4월 10일 처녀자리 방향으로 지구에서 약 5500만 광년 떨어진 타원은하 M87 중심부의 초대질량블랙홀을 최초로 발표한 바 있다. 섀도우로 명명된 이 블랙홀은 외부은하 M87의 중앙에서 밝게 빛나며 제트를 뿜어내는 것으로 추측됐다.
특히 EHT는 과거 관측 데이터를 해석해 M87의 초대질량블랙홀 주변 구조가 변화하는 이유를 파악했고, 전파은하 켄타우루스자리A에서 분출하는 제트의 뿌리를 포착하는 데도 성공했다.
학계는 우리은하와 M87의 중심부를 서로 비교하면 초대질량블랙홀의 수수께끼를 다소나마 풀 수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EHT는 그간 우리은하의 중심에 존재할 것으로 확실시되는 초대질량블랙홀 궁수자리 A*를 관측해 왔다. 궁수자리 A*에서는 전파강도의 단주기 변동이 밝혀져 M87과 같은 직접 촬영은 어려운 것 아니냐는 지적도 계속됐다.
여러모로 화제인 EHT의 이번 회견에서 정확히 어떤 발표가 이뤄질지는 모른다. 만약 예상대로 궁수자리 A*의 정체와 관측 정보를 내놓을 경우, 아인슈타인이 주장한 상대성이론의 입증까지도 가능해 비상한 관심이 쏠렸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