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증 환자의 평균수명이 짧은 이유
2022-07-28 23:55

최근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인기가 대단하다. 자폐를 가진 우영우는 어눌하고 엉뚱하지만 뛰어난 암기력과 판단력으로 불리한 재판마다 묘수를 찾아내는 변호사다. 솔직하고 꾸밈없는 그의 활약에 많은 시청자가 공감하고, 자폐에 대한 일반의 관심 역시 높아졌다. 다만 자폐증 환자들의 평균수명이 일반인에 비해 아주 짧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아직 많지 않다.

우영우가 가진 자폐 스펙트럼 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 ASD)는 사회성 결여 및 인간관계의 어려움을 동반하는 자폐증의 일종이다. 자폐증은 고기능을 제외하면 대부분 지적장애를 동반한다.

뇌의 발달 및 성장과정의 이상에서 비롯되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다양한 특징을 보인다. 대표적인 것은 시선처리다. 우영우가 사람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는 것은 감각 처리 기능 상 시각적으로 너무 많은 정보를 입수하기 때문이다. 눈으로 많은 정보를 한꺼번에 받아들이게 되면 극도의 스트레스에 노출된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스트레스에 의한 사망률이 굉장히 높다. 2016년 3월 영국 정신의학저널에 소개된 연구결과를 보면, 학습장애를 동반한 자폐 스펙트럼 성인의 평균 수명이 신경학적 결손에 따라 줄어들 가능성은 일반 성인에 비해 무려 40배 높다. 우영우처럼 학습장애가 없더라도 일반 성인보다 자살로 인해 사망할 확률은 최대 9배 높다.

배우 박은빈이 연기하는 변호사 우영우.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영향으로 뛰어난 암기력과 사고력을 발휘한다. <사진=넷플릭스>

결과적으로 전체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들의 평균 연령은 일반인 대비 16년이나 모자란 54세다. 자폐증과 하나 이상의 학습장애를 함께 가진 성인은 어느 쪽도 가지지 않은 사람보다 30년 가까이 일찍 사망했다. 그 평균 연령은 고작 39.5세다. 자폐증이긴 하지만 학습장애가 없는 사람들은 평균 58세에 죽었다. 

주목할 점은 자폐증을 가진 사람들의 높은 자살률이다. 과거 미국 대학들이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자폐 스펙트럼 환자들의 자살률은 일반인보다 훨씬 높다. 이는 자폐증 환자 주변인들의 배려는 물론 자폐에 대한 대중적 관심기 요구되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자들의 환경이 높은 자살률의 원인이라고 본다. 자폐증과 발달장애를 가진 사람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은 일상적으로 왕따의 희생양이다. 이런 극단적 환경은 불안 상태나 우울장애의 발병으로 이어지기 쉽다.

사회성이 떨어지고 집단생활에 취약한 자폐 스펙트럼 장애자들에게 이런 환경은 곧장 자살을 떠올릴 만큼 치명적일 수 있다. 자폐증 환자들은 일상에서 몇 가지 난제가 닥치면 불안에 빠질 위험 인자가 크게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자폐를 가진 형과 그를 이용하려는 동생의 이야기 '레인맨'. 자폐에 대한 인식 자체가 없는 사회의 무지와 무관심을 꼬집기도 했다. <사진=영화 '레인맨' 공식 포스터>

이런 이유로 자폐증 환자들이 일반인에 비해 전체적으로 건강 상태가 좋은 않다는 지적은 오래됐다. 심지어 자폐가 위장 장애나 심장병 같은 질병과 연관성이 있다는 전문가도 있다. 자폐증으로 인한 차별과 괴롭힘, 감각 과부하로 인한 고통, 사회적·정서적 한계로 인한 소외감이 원인으로 꼽힌다.

자폐증 환자의 대부분은 신경적으로 일반인이 보통으로 간주하는 상황을 힘겨워한다. 면접을 보는 것부터 사회적 약속을 하고 모임에 참여하는 일상이 자폐 장애인들에게는 정신적 쇠약 및 신체적·의학적 문제를 일으킬 중대사가 될 수 있다.

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극단적 선택은 아니더라도, 각종 사고로 죽을 확률 역시 자폐 스펙트럼 장애 쪽이 일반인보다 높다. 심리학자들은 이들이 익사나 질식, 실족 등 다양한 사고로 사망할 가능성이 일반보다 40배 높다고 지적한다.

미국의 통계를 보면, 자폐 아동이 가장 많이 익사하는 연령대는 불과 5~7세다. 때문에 자폐 아동을 둔 가족들은 수영장이나 바다, 호수, 강을 찾을 때 각별히 주의한다. 아예 물 근처에도 가지 못하도록 막는 부모도 있다.

의학 저널 ‘아메리칸 저널 오브 퍼블릭 헬스’에 따르면 자폐아는 길을 잃는 등 중대한 위기에 잘 빠지며, 이때 상황이 사전에 교육받은 것과 달리 돌아가면 순식간에 패닉 상태에 이른다. 이 경우 스스로를 위험에 빠뜨리면서 부상으로 인해 사망할 위험성 역시 상당이 커진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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