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성 탄생의 근원으로 여겨지는 원시 행성계 원반(protoplanetary disk)에 숨은 거대 행성이 시뮬레이션 결과 특정됐다.

호주 모내시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논문에서 이리자리 방향에서 관측되는 젊은 별 ‘IM Lupi’ 주변의 원시 행성계 원반에 학계 예상대로 커다란 행성이 숨어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저온 가스나 먼지가 모인 성간운에서 항성이 탄생하면 그 주위에 가스와 먼지로 이뤄진 원반이 생겨나곤 한다. 이를 원시 행성계 원반이라고 부르는데, 천문학자들은 그 안에서는 행성들이 형성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팀은 수년간 관측 결과 이리자리 방향으로 약 500광년 떨어진 젊은 별 ‘IM Lupi’가 가진 원시 행성계 원반이 균일하게 회전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아냈다. 특히 원반 윗면에서 소용돌이 모양의 무늬를 포착했다.

유럽 남천천문대(ESO) 초대형망원경(VLT)이 포착한 ‘IM Lupi’와 이를 둘러싼 원시 행성계 원반. 중심부 회색 원이 ‘IM Lupi’의 위치를 나타낸다. <사진=ESO 공식 홈페이지>

지금까지 연구에서 ‘IM Lupi’의 광대한 원시 행성계 원반에는 별로부터 117천문단위(1천문단위=약 1억5000만㎞) 떨어진 궤도를 공전하는 거대 행성이 숨어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모내시대학교 연구팀은 이를 검증하기 위해 시뮬레이션에 나섰다.

연구팀은 행성이 ‘IM Lupi’의 원시 행성계 원반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이해하기 위해 유체역할 모델을 떠올렸다. 행성의 공전궤도 반경을 100~120천문단위, 행성의 질량을 목성의 2배부터 3배, 5배, 7배로 각각 가정했다. 대조적으로 행성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까지 포함해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특히 연구팀은 원시 행성계 원반의 밀리파(파장 1.25㎜, 따뜻한 먼지 흔적을 나타냄) 및 근적외선(파장 1.6㎛, 원반에서 흩어진 편광을 표시) 방사까지 모델화하고 그간의 실제 관측 결과와 비교했다.

서로 일치한 실제 관측(왼쪽) 및 모델화(오른쪽)한 'IM Lupi'의 편광강도 맵. 목성의 2배의 질량을 가진 행성이라고 가정한 시뮬레이션 결과다. <사진=모내시대학교 공식 홈페이지·Harrison Verrios>

그 결과 원반 속도 변화와 표면에 나타난 소용돌이 모양 같은 특징들은 거대 행성이 존재한다고 가정한 시뮬레이션으로 모두 재현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원반 속도 분포도에 행성 운동에 따른 항적이 나타날 것으로 예측했는데 이 역시 거의 일치했다.

실험 관계자는 “대체로 목성의 2~3배 질량을 가진 행성이 반경 약 110천문단위의 궤도를 공전한다고 가정한 시뮬레이션 결과가 실제 관측 내용과 비슷했다”고 전했다.

이어 “원시 행성계 원반에서 행성의 존재를 나타내는 징후가 발견되더라도 중력 불안정성 등 실제 변수를 배제할 수 없어 ‘IM Lupi’ 원반에 행성이 숨어 있는지 알려면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파장 1.25㎜에서의 'IM Lupi' 이미지와 속도 분포를 실제 관측(상단) 및 모델(하단)로 나눠 비교한 결과물 <사진=모내시대학교 공식 홈페이지·Harrison Verrios>

다만 연구팀은 이번 시뮬레이션이 행성의 존재를 통해 원시 행성계 원반의 흥미로운 특징 몇 가지를 증명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실험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행성이 영향을 주는 원시 행성계 원반의 범위가 행성 주변의 좁은 부분뿐이며, ‘MI Lupi’의 원반에서 나타나는 광범위한 특징들 역시 다른 원인에 의한 것으로 여겨졌다”며 “시뮬레이션 결과 원반 전반에 특징이 나타나고 있어 행성이 기존 예상보다 넓은 범위에 걸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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