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 사상 가장 무겁고 밝은 항성 ‘R136a1’의 질량이 하향 조정됐다. 칠레 세로파촌 제미니남천문대가 최신 촬영 기법을 활용, 항성을 분석한 결과다. 그럼에도 여전히 가장 무거운 ‘R136a1’은 대마젤란은하 속 발광성운 부근을 밝게 빛내고 있다.
미국과학재단(NSF) 국립광학적외선천문학연구소(NOIRLab)는 최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남쪽 하늘 황새치자리 방향으로 약 17만 광년 떨어진 ‘R136a1’의 질량이 태양의 최소 170배, 최대 230배라고 발표했다.
제미니남천문대는 8.1m 주경에 ‘Zorro’를 장착하고 ‘R136a1’을 담아냈다. ‘Zorro’는 단시간 노출로 대량의 이미지를 촬영하고 이를 합성, 고해상도 결과물을 얻는 스펙클 이미징(speckle imaging) 장비다.
항성 ‘R136a1’은 우리은하의 위성은하 중 하나인 대마젤란은하에 속한 발광성운 ‘타란툴라성운(독거미성운, Tarantula Nebula)’의 중앙 산개성단 ‘R136’의 구성원이다. 당초 추정된 질량은 태양의 최소 250배, 최대 320배였다.
NOIRLab 소속 천문학자 베누 칼라리 등 연구팀은 지난해 10월 제미니남천문대가 ‘Zorro’를 통해 얻은 ‘R136a1’의 고해상도 사진과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항성 질량을 태양의 170~230배로 하향 조정했다.
베누 칼라리 연구원은 “‘R136a1’의 고해상도 사진은 노출 시간 60㎳(밀리초)로 40분 걸려 얻은 이미지 4만장을 합성한 것”이라며 “섬세하고 발달된 장비 덕에 얻은 ‘R136a1’의 사진은 과거 허블우주망원경이 관측한 것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해상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깨끗하고 밝은 천체 사진을 얻는 것은 천문학자에 있어 아주 의미 있는 일”이라며 “고해상도 사진은 특정 천체를 다른 별들과 명확하게 분리하고 정확한 밝기를 알게 해주므로 크기나 질량 역시 세밀하게 추측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관측 기술 발달로 ‘R136a1’처럼 무거운 천체들을 더 특정하면 우주에 존재하는 중원소, 즉 수소나 헬륨보다 무거운 원소의 기원을 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아울러 NOIRLab은 ‘R136a1’의 사례처럼 향후 관측 기술 발달에 의해 기존 천체들의 질량이나 밝기, 크기가 얼마든 조정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일반적으로 태양보다 8배 이상 무거운 별은 항성으로서 수명을 마칠 때 초신성 폭발을 일으킨다. 질량이 태양의 150배 이상인 초거대 항성은 쌍불안정형 초신성(pair-instability supernova, PISN)이라는 어마어마한 초신성 폭발을 일으키는데, 이것이 우주 중원소의 기원으로 여겨진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