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심우주 관측 장비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지구에서 최대 2400광년 떨어진 관측 사상 가장 먼 갈색왜성 ‘GLASS-JWST-BD1’을 발견했다.
이탈리아 트리에스테 천문대 연구팀은 14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질량이 태양의 0.03배, 목성의 30배인 갈색왜성 ‘GLASS-JWST-BD1’을 공개했다.
연구팀은 적외선을 이용해 천체를 관측하는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데이터를 분석하던 중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새로운 갈색왜성을 발견했다. 판도라 은하단으로 불리는 ‘에이벨 2744’를 중심으로 하는 조각가자리 부근에 자리한 ‘GLASS-JWST-BD1’은 가장 밝은 파장 4.44㎛에서도 25.84등급일 만큼 어두웠다.
조사 관계자는 “파장별 밝기로 미뤄 먼 곳의 은하나 퀘이사일 가능성은 없어 보였다”며 “표면 온도가 약 330℃(600K)인 T형 갈색왜성과 여러모로 비슷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T형 갈색왜성은 극히 온도가 낮아 발견 자체가 어렵다”며 “성능 좋은 제임스웹이 잡아낸 이 갈색왜성은 탄생한 지 50억년 정도 지났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GLASS-JWST-BD1’은 지구와 거리가 1900~2400광년이다. 항성의 반성이 된 경우를 제외하고 단독으로 존재하는 기존 갈색왜성 중에서 가장 먼 ‘OTS 44’와 지구의 거리가 530광년임을 감안하면 까마득하게 먼 천체다.
갈색왜성은 항성보다 훨씬 어두워 관측이 매우 어렵다. 갈색왜성에서 가장 많이 방출되는 전자파는 적외선이며 그나마 일부는 지구 대기에 흡수되기 때문에 지상 관측으로는 한계가 있다.
조사 관계자는 “갈색왜성은 지금껏 수백 개 정도 발견됐고 대부분 수십 광년 이내에 있다”며 “100광년 이상 떨어진 갈색왜성 대부분은 보통 항성 주위를 공전하며 태양계외행성 탐색 도중 발견됐다”고 언급했다.
갈색왜성이 극히 어두운 것은 질량 때문이다. 태양과 같은 항성은 중심부에서 발생하는 핵융합에 의해 스스로 빛을 발한다. 항성의 질량이 클수록 무거운 원소의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는데, 가장 가벼운 수소의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최소 태양의 0.08배, 즉 목성의 80배 질량이 요구된다.
다만 이 값을 밑돌더라도 스스로 빛을 방출하는 천체도 있다. 수소 중에는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기 쉬운 중수소라는 동위체가 근소하지만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중수소의 핵융합이 일어나지 않게 되는 하한 질량은 불명확하지만 목성 질량의 약 13배로 추정된다.
갈색왜성은 수소와 중수소 핵융합이 일어나는 하한 질량의 중간, 즉 목성 질량의 13~80배인 천체들을 의미한다. 항성과 가스 행성의 중간 성질을 가졌다고 해서 갈색왜성이라고 부른다. 항성 수는 질량이 작을수록 많다고 가정할 때 갈색왜성은 우주에 상당수 존재하며 항성 총수보다 많을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일부 갈색왜성 대기에서 물이 발견되는 등 여러모로 학자들의 관심을 끄는 천체다.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은 천문학 사상 가장 먼 천체인 ‘CEERS-93316’을 발견하는 등 심우주 관측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학자들은 이 망원경의 활약으로 ‘GLASS-JWST-BD1’ 같은 천체가 계속 발견되면 수수께끼로 가득한 갈색왜성에 대한 이해가 커질 것으로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