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이 부족하면 타인의 표정을 읽는 능력이 떨어져 사람들에게 나쁜 인상을 준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웨덴 웁살라대학교 연구팀은 2일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을 발표했다. 수면 부족이 초래하는 건강 상의 악영향은 다양한데, 표정 판독 능력에 관한 연구는 전례가 없어 주목된다.
연구팀은 수면 부족이 대인관계에 주는 영향을 다각적으로 조사했다. 수면 중 뇌에서는 축적된 노폐물을 제거하기 위한 청소 작업이 이뤄지는데, 적절한 수면을 취하지 않으면 이 작업이 지장을 받아 건강을 해친다는 것은 입증된 사실이다.
연구팀은 20~30대 성인 남녀 45명을 모으고 일주일 이상 밤샘을 반복하게 했다. 실험 참가자들은 모두 시선 추적 센서를 장착해 동공 움직임을 연구팀이 쉽게 파악하도록 했다. 일주일 후 다양한 표정을 띤 얼굴 이미지들을 제시하고 동공 움직임 및 피실험자들의 느낌을 조사했다.
그 결과 밤을 새운 피실험자들은 표정에 관계없이 얼굴을 관찰하는 시간이 평소보다 최소 6.310.6% 길어졌다. 상대의 표정에서 감정을 읽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은 물론, 얼굴 표정을 정확하게 읽는 능력도 떨어졌다.
실험 관계자는 "뇌를 청소할 시간을 주지 않고 계속 밤을 새운 결과, 피실험자들은 상대의 표정을 읽는 능력이 뚜렷하게 저하됐다"며 "상대의 감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본인 표정도 일그러져 주변에 안 좋은 인상을 주게 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런 이유로 수면이 부족한 사람들이 상대에게 나쁜 인상을 주고, 사회성이 점점 떨어질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심지어 은둔형 외톨이가 될 가능성도 있다는 입장이다.
실험 관계자는 "수면 부족이 거듭돼 다른 사람들에게 점점 나쁜 인상을 주게 되면 타인과 교류가 어려워지고 결과적으로 사회적 외톨이가 될 수 있어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이번 실험 대상이 비교적 젊은 사람들인 점을 들어 향후 보다 다양한 연령대의 피실험자를 모집, 같은 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