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프린터를 이용해 제작한 금속 부품이 최첨단 전파망원경 ‘알마(ALMA)’에 처음 적용될 전망이다.
일본 국립천문대(NAOJ)는 26일 공식 채널을 통해 3D 프린터로 제작한 금속 부품이 알마(Atacama Large Millimeter-submillimeter Array, ALMA) 전파망원경 수신기 탑재를 앞두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제작된 부품은 ‘코러게이티드 혼(corrugated horn)’이다. 천체의 전자파를 1차로 수신하고 후방에 장착된 검출기로 모아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알마망원경 등 최첨단 관측 장비의 전자파 수신기에 사용하는 코러게이티드 혼은 안테나 빔 패턴이나 주파수 특성 판별 성능이 뛰어나야 한다. 초저온 및 진공 환경에서 사용하기 적합한지 따지기 위해 거치는 평가들이 죄다 까다롭다. 금속 재료 물성 테스트 자체부터 고난도다.
NAOJ는 2015년부터 알마프로젝트 및 첨단기술센터와 제휴해 코러게이티드 혼 부품 개량을 추진했다. 당시 알마망원경의 밴드1 수신기(관측 주파수 35~50GHz)의 프로토 타입 설계가 진행되면서 코러게이티드 혼 역시 업그레이드가 결정됐다.
알마망원경 운용 관계자들은 밴드1 수신기 시제품을 공급할 기업 몇 군데를 선정한 뒤 프로토 타입을 건네받아 검토를 거듭했다. 코러게이티드 혼의 경우 2019년 첨단기술센터가 금속 3D 프린터를 도입하면서 시제품 자체 제작에 착수했다.
이렇게 완성된 코러게이티드 혼은 대만 중앙연구원 천문물리연구소(ASIAA)에서 밴드1 수신기에 내장된 채 테스트 중이다. ASIAA는 -258℃의 극저온 환경에서 최종 단계 성능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ASIAA에 따르면, 지금까지 시험 과정에서 이 혼은 알마망원경 사양에 적합한 것으로 확인됐다. 모든 테스트를 마칠 경우 이 코러게이티드 혼은 밴드1 수신기와 결합돼 알마전파망원경에 그대로 탑재된다. 이 경우 전파천문학을 대표하는 알마망원경에 3D 프린터로 제작한 금속 부품이 처음 장착되게 된다.
2013년 완성된 알마전파망원경은 미국과 유럽, 일본 우주개발 기관들이 공동 출자해 완성·운용하고 있다. 지름 7∼13m의 안테나 66대가 칠레 아타카마사막 차이난토르 평원에 운집한 알마망원경은 극단파 분석을 통해 우주 구석구석을 관측할 수 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