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밑 붉은 선이 선명한 신종 옥돔과 생선을 중국 과학자가 발견했다. 신종은 일본 애니메이션 '모노노케 히메(원령공주)'의 주인공 산의 이름을 따 브란치오스테구스 사나에(Branchiostegus Sanae)로 명명됐다.

중국과학원 남중국해해양연구소 하오첸 황 연구원은 국제 학술지 주키스(ZooKeys) 최신호를 통해 어시장 영상을 계기로 특정한 옥돔과 신종 브란치오스테구스 사나에를 소개했다.

하오첸 연구원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수산시장 영상을 보다 희한한 생선에 눈이 갔다. 아무리 봐도 옥돔과인데 눈 밑으로 선명한 붉은 선이 들어가 존재감이 대단했다.

중국 어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던 옥돔과 생선 브란치오스테구스 사나에 <사진=주키스 공식 홈페이지·하오첸 황>

스튜디오 지브리의 1997년 작품 '모노노케 히메'의 히로인 산은 눈 아래 늑대 송곳니를 닮은 붉은 문신이 트레이드마크다. 이 영화를 감명 깊게 본 하오첸 연구원은 옥돔과 신종을 보자마자 '모노노케 히메'의 주인공을 떠올렸다.

연구원은 "옥돔과는 인도태평양에 주로 서식하며 전체 길이는 20~60㎝"라며 "얕은 바다의 수심 300m까지 모래나 진흙 바닥에 굴을 파고 서식하는 옥돔과는 간혹 수심 600m 이상 깊은 곳에서 발견되기도 하며, 동아시아나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는 식용어로 유통된다"고 설명했다.

지브리 걸작 '모노노케 히메'의 주인공 산 <사진=영화 '모노노케 히메' 공식 스틸>

우연히 접한 물고기의 정체를 알아보기 위해 연구원은 남중국해 시사군도 근해에서 포획된 같은 생선 5마리를 입수했다. 이를 저장대학교, 중국해양대학교와 공동 분석한 결과 학계에 보고된 바 없는 신종임을 확인했다.

하오첸 연구원은 "'모노노케 히메'의 산은 부모에 버림받고 늑대의 도움으로 자라난다"며 "산은 자신을 숲의 일부로 여기고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싸운다. 인간과 자연의 복잡한 관계를 그리는 동시에 양자의 공존을 고민한 작품인 만큼 그 의미를 신종에 담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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