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접하는 달걀흰자가 해양 생태계는 물론 인간 생존을 위협하는 미세 플라스틱을 제거해 줄 희망으로 떠올랐다.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연구팀은 29일 공식 채널을 통해 달걀흰자를 통해 제작한 신소재를 이용, 바닷물에서 염분과 미세 플라스틱을 손쉽게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지난 8월 국제 학술지 ‘Materials Today’를 통해 간략한 개요가 소개됐던 이 신소재는 달걀흰자로 만든 다공질 에어로 겔이다. 물과 미세 플라스틱을 말끔하게 걸러낼 뿐만 아니라 방음 및 방열 효과도 뛰어나 다방면에 이용 가능하다는 게 연구팀 입장이다.

달걀흰자로 만든 에어로 겔은 탄소섬유에 그래핀 시트를 연장한 형태의 구조를 형성한다. <사진=프린스턴대학교 공식 홈페이지·Shaharyar Wani>

신소재의 아이디어는 우연히 떠올랐다. 개발자인 프린스턴대학교 크레이그 아널드 교수는 학술 모임에서 식사 대용으로 준비한 샌드위치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작은 구멍이 무수하게 뚫린 빵의 구조에 눈이 번쩍 띄었다.

곧바로 빵을 닮은 다공질 구조의 여과 소재 제작에 착수한 교수는 자신이 원하는 에어로 겔 구조를 만들어낼 최적의 재료가 달걀흰자라고 결론 내렸다.

달걀흰자가 거의 순수한 단백질이라는 점에 착안한 교수는 이를 동결 건조해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 900℃로 가열했다. 그 결과 탄소섬유와 그래핀(graphene)이 서로 연결된 구조가 만들어졌다. 꿈의 소재로 통하는 그래핀은 전기·열 모두 높은 전도성을 자랑하며 두께는 머리카락의 100만 분의 1에 불과하다. 초정밀 웨어러블 기기나 의료장비 등 여러 분야에 응용이 기대된다.

흔히 접할 수 있는 달걀흰자를 이용해 만든 에어로 겔에서 미세 플라스틱을 걸러내는 강력한 여과 능력이 확인됐다. <사진=pixabay>

아널드 교수는 “신소재에 바닷물을 부었더니 염분을 98%, 미세 플라스틱을 99%나 제거할 수 있었다”며 “이 신기한 에어로 겔은 슈퍼마켓에서 파는 일반 계란으로 얼마든 만들 수 있다. 볶거나 거품을 내는 것만으로도 기대 이상의 여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계란 외의 단백질로도 에어로 겔을 만들 수 있다고 보고 달걀흰자보다 훨씬 저렴한 원료를 찾고 있다. 이를 통해 에어로 겔 생산 단가를 낮추고 개발 효율을 늘리면 해양 생태계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미세 플라스틱 문제에 대응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아울러 연구팀은 달걀흰자 에어로 겔이 기존 정수 방식도 바꿀 것으로 전망했다. 아널드 교수는 “일반 정수기에 사용되는 역삼투막은 여과에 적잖은 에너지가 들고 물 낭비도 심하지만 달걀흰자 에어로 겔은 중력만으로 여과가 가능하다”며 “에너지 보존이나 단열·방음재로서 잠재 능력도 충분해 향후 다양한 곳에 사용될 소재”라고 전했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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