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내용이 베일에 가려졌던 미국 무인 우주선 ‘X-37B’가 2년 넘는 임무를 마치고 지구로 돌아왔다. 미국 정부는 그간 밝히지 않던 이 우주선의 주요 임무를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미 우주군은 13일 공식 채널을 통해 ‘X-37B’가 900일 이상 소요된 6차 미션을 모두 끝내고 12일 귀환했다고 발표했다. 미 공군이 운용하다 우주군 창설 후 소속이 바뀐 ‘X-37B’는 보잉이 개발한 무인 궤도 시험기다.
‘X-37B’는 2010년 첫 발사 이래 이번까지 여섯 차례 임무를 수행했다. 6차 미션 ‘OTV-6’는 지난 2020년 5월 17일 시작됐다. 당시 지구 저궤도에 투입된 ‘X-37B’는 908일 만인 12일 오후 7시22분(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 케네디 우주센터 셔틀 착륙장 활주로로 내려왔다. 이번 임무 기간은 지난 회차인 ‘OTV-5’ 미션의 780일을 크게 웃돌았다.
보잉에 따르면 ‘OTV-6’ 미션에서는 미 해군연구소의 우주 태양발전 실험이 중점적으로 이뤄졌다. 지구 궤도에 발전 위성을 띄우고 마이크로파로 변환한 전기를 지상으로 쏘아주는 발전 방법이다. 우주 태양발전은 현재 추진되는 달 및 화성 등 천체 탐사 및 언젠가 진행될지 모를 인류의 행성 이주에 실제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이와 함께 미 공군사관 후보생이 제작한 소형 위성 ‘팰컨샛-8’ 방출 및 작동 실험도 이뤄졌다. 2021년 10월 ‘X-37B’에서 사출된 ‘팰컨샛-8’은 현재도 지구 저궤도를 돌고 있다. 이 밖에 인쇄물에 나노기술 등을 심은 인쇄전자, 열 제어 코팅, 방사선 차폐 재료 테스트 등 미 항공우주국(NASA)이 중점 추진하는 실험도 다수 이뤄졌다.
특히 이번 미션에서는 처음으로 서비스 모듈도 활용됐다. 서비스 모듈은 ‘X-37B’ 기체 뒤에 부착하는 고리 형태로 제작됐으며, 기체 외부에도 실험 장치를 탑재하기 위해 개발됐다.
미 우주군과 보잉은 “지구 궤도에서 실험하고 지상에서 자세한 분석이 이뤄지는 ‘X-37B’ 미션들은 과학계 전체의 우주 관련 지식 제고에 유용하다”며 “서비스 모듈을 추가한 ‘OTV-6’에서는 기존보다 더 많은 실험에 대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X-37B’의 임무가 공개된 것은 우주개발 전반에 대한 미국 기관들의 입장 변화를 보여준다. 미 국방부나 NASA 등 정부 및 정부기관들은 우주개발이나 미확인비행물체(UFO) 조사 내용을 공개하라는 대중 및 전문가, 미 의회의 거센 압박을 받아왔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