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없이 자란 기억이 ‘샹치’로 이끌었다.”
마블 최신작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에 웬우 역으로 출연한 중화권 스타 량차오웨이(양조위, 59)가 편모 가정에서 자란 불우한 성장과정을 돌아봤다.
양조위는 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개봉을 맞아 최근 중국 매체들과 인터뷰를 갖고 영화에 참여한 계기가 도박에 빠져 가출을 일삼았던 부친에 관한 아픈 기억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뷰에서 양조위는 “그간 수많은 영화에 출연하면서 아버지 역할은 거의 연기하지 않았다”며 “굳이 ‘샹치’에서 금기 아닌 금기를 깬 것은 제 어린 시절 기억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웬우는 자기 뜻에 반발해 떠난 아들 샹치(시무 리우)를 계속 몰아붙이는 캐릭터”라며 “어린 시절 아버지의 부재는 제 선택이 아니었지만 분명한 아픔이었다. 묘하게 웬우에 공감이 갔다”고 말했다.
양조위는 “웬우는 실패한 아버지다. 사악한 게 아니라 못난 인물”이라며 “가족을 아끼면서도 정작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모른다. 현실적이면서 복잡한 면을 가진 캐릭터라 매력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인터뷰에서 양조위는 자신의 어두웠던 성장 과정도 들려줬다. 그는 “노름꾼인 아버지는 가출을 밥 먹듯 했다. 제가 7세 때 완전히 집을 나가버렸다”며 “학교에서 친구들이 아빠 자랑을 할 때면 부러운 동시에 몹시 괴로웠다”고 털어놨다.
부친이 준 마음의 상처 탓에 양조위는 어려서부터 사람들과 거리를 뒀다. 그는 “마음의 응어리 때문인지 사람들 대하는 게 불편해졌다”며 “영화를 좋아하는 어머니 손에 이끌려 극장에 다녔다. 로버트 드 니로나 알 파치노 같은 명배우에 매료돼 영화배우를 꿈꿨다”고 말했다.
그렇게 영화에 심취한 양조위는 20세가 되던 1981년 홍콩 TVB 배우 훈련반 오디션에 당당히 합격했다. 양조위는 “제가 아닌 다른 누군가를 연기하며 울고 웃는 동안은 억압됐던 제 자신을 해방시킬 수 있었다”며 “어린 시절 연기와 배우라는 직업에 눈을 뜬 것도 따지고 보면 부친의 영향”이라고 돌아봤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