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 버릴 거면 자원봉사자들 줘라.”

도쿄올림픽 진행을 돕고 있는 20대 대학생이 하루에 수천 개나 버려지는 도시락을 자원봉사자들에게 지급해 달라고 요구했다.

1일 SNS에는 전날 도쿄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의 정례 브리핑 상황과 사진 몇 장이 올라왔다. 해당 브리핑은 조직위가 기자들을 위해 매일 개최하는 자리로, 올림픽 진행 현황 등을 공개한다.

이번 올림픽 자원봉사자로 활동 중인 22세 대학생(익명, 4학년)은 브리핑 현장에 난입, 질의응답 시간에 손을 번쩍 들었다. 조직위 관계자가 “질문은 미디어 관계자에 한한다”고 제한하면서 이 학생은 발언권을 얻지 못했지만 현장에 있던 기자들 관심을 끌기는 충분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실수로 하루 수천 개의 도시락이 버려지고 있다. <사진=pixabay>

브리핑 후 기자들은 대학생에 다가가 손을 든 이유를 물었다. 학생은 “신문을 보니 올림픽을 위해 마련된 도시락이 하루에 수천 개나 버려진다더라”며 “정작 자원봉사자들에게 주어지는 도시락은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회 진행을 돕기 위해 선뜻 나선 자원봉사자들에게 주어지는 도시락은 샐러드, 초콜릿빵, 소시지빵 등으로 조악한 수준”이라며 “그나마 양이 적어 오늘 점심도 양이 부족했다”고 언급했다.

이 학생은 “자원봉사자들 모두 이런 상황을 알고 있다”며 “도시락을 버릴 거면 우리에게 줬으면 좋겠다. 누구에게 말해야 좋을지 몰라 브리핑 현장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는 이번 올림픽 시작 전 업체와 계약, 대회 기간 도시락 공급을 맡겼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논의를 거듭한 끝에 개막 직전 무관중 경기로 결론이 났지만 조직위는 도시락 공급업체에 이를 전달하지 않았다.

결국 관중이 들 것으로 예상했던 업체는 계약대로 도시락을 대량 공급했다. 무더운 날씨에 보관이 어렵자 조직위는 하루 수천 개나 되는 도시락을 폐기하는 실정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본 내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운 시기에 조직위가 예산을 낭비했다는 논란이 한창이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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