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우주국(NASA)이 주도하는 유인 달 탐사 ‘아르테미스(Artemis)’ 계획이 5수만에 그 첫걸음을 떼는 데 성공했다. 반세기 만에 우주비행사를 달에 보내는 ‘아르테미스’ 계획은 지난 8월 29일 NASA의 차세대 로켓 ‘스페이스 론치 시스템(SLS)’의 발사와 동시에 막을 올릴 계획이었지만 로켓 엔진과 연료 누출 등 갖은 문제가 연달아 터지며 일정이 3개월 가까이 늦어졌다.
SLS 로켓은 16일 오후 3시47분(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 케네디 우주센터 B39 발사대에서 화염을 뿜어내며 힘차게 솟아올랐다. 예정된 시각보다는 약 43분 늦게 로켓이 발사됐지만 항속과 시간대별 도달 고도, 비행 각도 등이 모두 정상으로 나타났다.
SLS는 총 3단계 미션으로 구성되는 ‘아르테미스’ 계획의 핵심 발사체다. 유인 달 탐사를 책임질 오리온(Orion) 우주선을 비롯해 일본 최초의 달 착륙 탐사기 ‘오모테나시’와 지구-달 라그랑주 점 탐사 위성 ‘에클레우스’ 등을 탑재했다. ‘아르테미스’ 계획 내내 주요 페이로드를 싣고 지정 궤도까지 올라야 하는 SLS는 이번 계획의 시작점이자 미국의 우주개발 실력을 입증해야 할 차세대 로켓이다.
이날 SLS는 무려 다섯 차례 도전 만에 우주로 날아올랐다. 8월 29일 첫 도전에서는 총 4기의 RS-25 엔진 중 하나가 냉각되지 않아 발사를 포기했다. 9월 3일 재도전에서는 액체연료 배관 일부에서 액체수소 누출이 확인돼 발사를 접었다. B39 발사대의 ‘테일 서비스 마스트 엄빌리컬(Tail Service Mast Umbilicals, TSMU)’, 즉 로켓의 에너지 공급장치와 1단 엔진을 연결하는 ‘퀵 디스커넥트(Quick Disconnect)’의 문제가 확인됐다.
9월 25일 재설정된 발사 일정은 열대 폭풍 ‘이안’이 플로리다로 접근하며 수정됐다. 당시 NASA가 11월 말로 날짜를 조정하자 일부에서는 연내 SLS 발사가 힘들다는 회의론이 고개를 들었다. 이후 NASA는 예정보다 이른 11월 14일 SLS 발사를 예정했는데, 또 다른 열대 폭풍 ‘니콜’이 발달하면서 일정을 이틀 미뤘다. 이렇게 다섯 번째 도전 만에 SLS는 16일 마침내 발사에 성공했다.
NASA가 연내 SLS 발사에 성공하면서 이제 관심은 ‘아르테미스I’ 미션의 성공 여부에 쏠렸다. ‘아르테미스’ 계획의 첫 단계인 이번 미션은 일단 SLS가 예정된 고도에서 오리온과 오모테나시, 에클레우스 등 페이로드를 사출해야 한다. 이들 우주선과 관측 장비가 궤도 안착 후 달로 향한 뒤 예정된 임무를 각각 완수하면 ‘아르테미스I’ 미션이 모두 성공한다.
SLS 발사 성공으로 우주 마니아들의 시선은 오리온 우주선에 집중될 전망이다. 우주비행사가 탑승하지 않고 무인으로 이뤄지는 이번 미션에서 오리온은 달 주회 궤도를 4~6주간 비행하면서 여러 관측 활동을 진행한다. 예정된 임무를 마치고 지구로 무사히 귀환하면 NASA는 다음 단계인 ‘아르테미스II’ 미션에 착수한다.
지난 10월 12일 야심차게 준비한 로켓 ‘입실론’ 6호기를 공중에서 날려먹은 일본은 첫 달 착륙 탐사기 오모테나시와 달 뒷면 탐사 큐브샛 에클레우스의 임무 성공에 사활을 걸었다. 오모테나시는 달에 안착해 전파를 지구 관제소로 송신해야 한다. 에클레우스는 달 뒷면으로 향해 지구와 달의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라그랑주 점에 안착하는 미션을 진행한다.
NASA는 SLS 로켓의 궤도를 계속 관찰해 미션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개할 계획이다. 오리온 등 페이로드의 사출 및 궤도 안착, 이동 상황 역시 홈페이지와 라이브TV, 유튜브 등으로 실시간 송출한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