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좀 특이하더라니."

멸종 위기종인 마눌들고양이가 평범한 농장에서 여러 마리 발견돼 학계는 물론 일반의 관심이 집중됐다.

해외 동물보호 단체 '저스트 리브(Just Live)'는 최근 유튜브 공식 채널에 올린 영상에서 한 농장주가 우연히 발견한 마눌들고양이 새끼들을 소개했다.

이 영상은 고양이들이 정확히 어느 지역의 농가에서 발견돼 보호받았지 정보는 제공하지 않는다. 다만 마눌들고양이가 시베리아나 몽골, 티베트의 고산지대에 주로 서식하고, 영상 속 배경이 동양권은 아니라는 점에서 시베리아 인근으로 추측된다.

농가의 헛간에서 발견된 마눌들고양이 새끼들 <사진=저스트 리브 공식 유튜브>

'저스트 리브'에 따르면, 영상 속의 농장주는 최근 헛간을 지나던 중 가냘픈 고양이 울음소리를 듣고 걸음을 멈췄다. 헛간 문을 열고 안을 들여다본 농장주는 작은 새끼 고양이들을 발견했다.
 
털이 아주 많은 새끼 고양이들이 틀림없이 유기됐다고 생각한 농장주는 곧바로 집으로 데려가 애지중지 키웠다. 고양이들을 위해 전용 침대를 마련하고 늘 청결을 유지하는 한편, 새끼들을 안고 우유를 먹이고 혹시 병이 없는지 살폈다. 

농장주는 "이 고양이들은 몸집이 아주 작지만 식욕이 굉장히 왕성했다"며 "짐승을 많이 키워봤지만 이런 새끼들은 처음 봤다. 거짓말 조금 보태 몇 시간 단위로 쑥쑥 크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눈과 귀 사이가 일반 고양이보다 멀고 표정이 독특한 마눌들고양이 <사진=pixabay>

고양이들이 무럭무럭 자라면서 남성은 묘한 생각에 사로잡혔다. 아무리 봐도 새끼 고양이들 생김새가 그간 봐온 것들과는 미묘하게 달랐기 때문이다.

특히 고양이들은 자랄수록 두 눈 사이가 점점 벌어졌다. 귀의 간격도 멀어지는 듯했다. 아무래도 보통 고양이를 데려온 게 아니라고 판단한 농장주는 야생동물 보호시설에 연락해 상담을 신청했다.

농장을 찾아온 야생동물 전문가와 수의사는 새끼들이 희귀한 마눌들고양이임을 알아차렸다. 자신이 야생 고양이를 데려다 보호했다는 사실을 안 농장주는 아쉽지만 새끼들을 시설에 맡기기로 결정했다. 시설 관계자들은 마눌들고양이들을 일정 시기까지 키운 뒤 야생으로 돌려보낼 예정이다.

마눌들고양이는 춥고 건조한 고원에 살기 적합한 두꺼운 가죽과 긴 털을 가졌다. <사진=pixabay>

동물학자들은 마눌들고양이가 약 600만 년 전부터 존재했다고 본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고양이로 여기는 학자도 있다. 티베트 승려들은 마눌들고양이의 표정이 득도한 것처럼 보여 예로부터 영물로 여겼다는 기록이 있다.

지난 2월에는 마눌들고양이가 에베레스트산의 약 5000m 높이에 서식한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마눌들고양이가 워낙 고산지대에서 쉽게 적응하지만, 혹한의 에베레스트까지 서식 범위가 확장됐다는 보고는 전해진 바가 없어 학계 관심이 쏠렸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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