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이 인간의 정신과 육체에 미치는 영향을 몸소 체험하기 위해 500일간 동굴생활에 나선 여성 산악인에 학계 관심이 쏠렸다.
스페인 무르시아대학교는 28일 홈페이지를 통해 그라나다 동굴에서 500일을 홀로 지내는 ‘타임 케이브(Time Cave)’ 프로젝트 참가자 베아트리즈 플라미니(49)가 현재 아주 건강하다고 전했다.
플라미니는 지난 2021년 11월 21일 홀로 그라나다 동굴로 들어갔다. 사람이 홀로 깜깜한 동굴에서 500일간 지내면 심적 및 육체적으로 어떤 변화를 겪는지 실험하기 위해서다. 무르시아대학교 연구팀은 플라미니와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연구팀은 플라미니의 현재 상태를 메모를 통해 전달받을 뿐, 온전한 실험을 위해 직접 접촉은 피하고 있다. 플라미니의 배설물을 정기적으로 수거, 건강 상태를 체크할 뿐이다.
플라미니는 밤에 동굴 안을 밝힐 조명과 자신을 촬영할 셀프 카메라, 책, 그림 및 뜨개질 도구를 동굴에 갖고 갔다. 매일 그림을 그리고 운동을 하며, 털모자를 뜨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책은 현재 40권 넘게 읽었다.
연구팀 관계자는 “플라미니는 지난 24일을 기준으로 그라나다 동굴 지하 70m에서 홀로 370일을 보냈다”며 “막 1년 넘게 혼자 지낸 것 치고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원래 고독은 흡연 이상으로 인체에 해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가혹한 환경에서 스스로를 실험하는 플라미니가 혹시 건강을 심하게 해치지 않는지 우리가 아주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플라미니가 이번 프로젝트에 성공해 500일을 모두 채울 경우, 지상으로 돌아오는 시기는 내년 4월 4일이 된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