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체 신경에 자극을 줘 강제로 휴면상태에 빠뜨리는 메커니즘이 최초로 발견됐다. 학계는 이를 인간의 '인공동면'에 적용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일본 쓰쿠바대학교 연구팀은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Nature) 10일자에 실린 논문에서 빛 자극을 통해 쥐의 시상하부 신경세포(Q신경)를 활성화하는 데 성공했고 밝혔다. 쉽게 말해, 특정 신경세포를 자극함으로써 생명체를 강제로 휴면 상태로 유도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연구팀 관계자는 “실험쥐의 시상하부 내 영역 중 ‘avMLPA’를 빛으로 자극하자 체온은 10℃ 이상 떨어졌고 맥박, 대사, 호흡도 크게 하강했다”며 “실험쥐는 휴면 상태를 48시간 이상 견뎌냈고, 깨어난 뒤 평소와 똑같이 활동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실험을 통해 휴면에 관련된 신경회로의 도식화도 성공했다. 장기적으로는 인간을 포함해 다른 동물들도 똑같이 휴면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내다봤다. 특히 현재 연구가 활발한 인공동면에 응용될 수 있을 지 기대를 모은다.
휴면은 가벼운 동면으로 보면 된다. 동면과 마찬가지로 체온, 호흡, 심박, 대사 저하가 일어나며 의사와 상관없이 특정 환경조건에 의해 일어나기도 한다. 동면과 달리 짧은 기간 지속된다. 하루에 끝나버리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동면은 대사도 체온도 크게 떨어질 정도로 깊은 잠이다. 동면에 빠진 동물은 체온이 평소(37℃)보다 훨씬 낮은 0℃ 가까이까지 떨어진다. 심장 박동과 호흡도 극히 느려진다. 동면을 하는 동물은 대사기능을 크게 떨어뜨리는 대신 아무것도 먹지 않고 오랫동안 잠들 수 있다. 이는 먹이가 적은 혹한기를 넘기기 위해 매우 중요한 생존전략이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