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란툴라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높고 다양한 동물과 교류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주로 열대지방에 서식하는 타란툴라는 덩치가 크고 독을 지녀 포유류까지 사냥하는 곤충계 최상위 포식자다.

핀란드 투르쿠대학교 곤충학자 겸 거미 전문가 알리레자 자마니 연구원은 영국 자연사학회지(Journal of Natural History) 최신호에 낸 조사 보고서에서 타란툴라와 여러 생물의 교류 사례를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거대한 독거미 타란툴라가 교류하는 이종 생물로는 장님거미류와 풍뎅이 등 곤충부터 개구리 같은 양서류, 심지어 뱀 같은 파충류가 포함된다. 타란툴라와 개구리의 공생은 이전부터 여러 학자가 주장해 왔다. 알리레자 연구원은 타란툴라가 개구리와 함께 지내는 사진을 여럿 촬영했다.

관찰 과정에서 포착된 타란툴라와 개구리 <사진=알리레자 자마니>

알리레자 연구원은 "오랜 추적 관찰에서 확인된 타란툴라와 이종 생물들의 교류는 목적이 뚜렷한 공생으로 생각된다"며 "생물들의 공생 관계는 서로 이익을 취하는 상리 공생 또는 한쪽만 이익을 보는 기생 등 여러 종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 관찰된 타란툴라와 다른 생물과 관계가 어떤 유형의 공생인지는 확실하지 않다"면서도 "지금까지 타란툴라를 관찰한 바로는 적어도 이 거미가 일방적으로 상대를 착취하는 것은 아닌 듯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에서는 타란툴라의 몸을 뒤덮은 빽빽한 털의 진화 이유도 일부 드러났다. 타란툴라는 자극성이 있는 털을 날려 천적과 맞서는데, 이 털은 주로 군대개미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진화한 결과라고 연구원은 판단했다.

반려곤충으로도 인기가 많은 타란툴라 <사진=pixabay>

알리레자 연구원은 "공격적이고 사나운 군대개미는 타란툴라에게도 버거운 상대"라며 "타란툴라는 이들을 피하기 위해 잎사귀에 매달리거나 털에 공기를 가득 채워 물속으로 도망친다. 무수한 털은 군대개미의 억센 이빨 공격을 막는 갑옷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에서는 타란툴라가 상피샘(상피선)으로부터 화학물질을 분비해 몸을 지키는 사실도 확인됐다"며 "고양이나 개는 타란툴라가 털을 날리지도 않았는데 냄새만 맡고도 얼굴을 찡그리며 뒷걸음질 쳤다"고 덧붙였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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