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 도시 유적에서 페르시아 제국이 용병들의 월급으로 지급한 금화가 대량 발굴됐다. 역사학자들은 항아리에 담긴 금화 한 닢이 용병 한 명의 1개월 급여라고 추측했다.

미국 미시간대학교 역사학 연구팀은 27일 공식 SNS를 통해 튀르키예 서부 고대 그리스 도시 노티온 유적에서 발견된 페르시아 금화의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약 2600년 전 사용된 페르시아 금화는 항아리에 담긴 상태였다.

연구팀은 지난해 7월 노티온에서 나온 금화 단지를 약 1년에 걸쳐 분석했다. 이들은 금화가 노티온을 점령한 페르시아 제국이 발행한 다릭으로, 금 순도로 미뤄 한 닢이 용병의 월급이라고 결론 내렸다.

튀르키예 서부 고대 그리스 도시 유적 노티온에서 발굴된 금화 <사진=미시간대학교 공식 홈페이지·Notion Archaeological Project>

조사 관계자는 "다릭은 아케메네스 왕조부터 사용한 표준 통화로 중량 10g 미만의 금화"라며 "이번에 발굴된 다릭은 무릎을 꿇는 사수를 제법 정교하게 묘사한 것이 특징"이라고 전했다.

이어 "성분 분석 결과 금화는 노티온 북동쪽 96㎞에 자리한 사르디스에서 주조된 것으로 보인다"며 "기원전 6세기 후반부터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페르시아 제국을 정복할 때까지 이 금화는 오랫동안 제작됐다"고 덧붙였다.

학계는 노티온 유적 발굴조사에서 상태가 좋은 금화가 대량으로 나온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에 주목했다. 특히 금화를 통해 고대인의 화폐 유통 상황이나 주조 기술, 디자인의 변천사를 들여다볼 좋은 기회라고 학자들은 평가했다.

금화와 함께 항아리 등 여러 유적이 나온 노티온 가옥 터 <사진=미시간대학교 공식 홈페이지·Notion Archaeological Project>

연구팀은 금화의 고고학적 배경이 정확히 밝혀지면 고대 페르시아에 존재한 아케메네스 왕조의 금화 연대가 확립될 것으로 기대했다. 조사 관계자는 "노티온은 기원전 6세기 중반 튀르키예 서해안의 다른 도시들과 페르시아 제국에 편입됐다가 기원전 5세기 초 해방됐지만 기원전 4세기 초 다시 페르시아에 정복됐고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침략할 때까지 지배 당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험난한 역사를 간직한 노티온은 페르시아와 아테네의 세력권이 만나는 경계로, 기원전 406년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해전도 겪었다"며 "당시 노티온은 아테네의 중요한 해군기지였기에 수많은 용병이 활동했고, 급여로 줄 금화가 필요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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