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 논란으로 원작 팬들의 심기를 건드린 디즈니 실사 영화 '백설공주'가 막대한 적자를 볼 것이라는 예측이 이어졌다.

6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3월 19일 한국에 개봉한 '백설공주'는 이달 2일 기준 약 19만 관객을 모으는 데 그쳤다. 레이첼 지글러가 직접 팬들과 만난 일본의 경우 저조한 스코어 때문인지 4월 말부터 이달 초까지 이어지는 골든위크 기간과 무관하게 일찍 극장에서 내려갔다.

본진에 해당하는 미국의 성적도 좋지 않다. 박스오피스 모조의 이달 4일자 자료를 보면 '백설공주'의 미국 내 흥행수입은 8612만 달러(약 1195억원), 미국 외 국가는 1억1444만 달러(약 1590억원)를 각각 기록했다. 모두 합쳐 2억56만 달러(약 2780억원)인데, 제작비만 2억6940만 달러(약 3740억원)라는 점에서 적자는 1000억원대로 추산됐다.

국내 관객 20만 명도 채우지 못한 '백설공주'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일본 산케이신문은 미국 데드라인이 3월 말 배급사 취재를 토대로 보도한 숫자들을 바탕으로 '백설공주'의 적자액이 1억1500만 달러(약 1600억원)일 것으로 6일 내다봤다. '백설공주' 관련 굿즈 판매액 등을 모두 더한 예상 총수익은 2억9500만 달러(약 4090억원)지만, 제작비에 홍보비를 더한 지출은 4억1000만 달러(약 5690억원)로 더 많기 때문이라는 계산이다.

디즈니 '백설공주'는 남미계 배우 레이첼 지글러(24)를 주인공으로 앉힌 직후 캐스팅 논란에 시달렸다. 그림형제의 원작 속 백설공주가 눈처럼 흰 피부를 가진 점에서 원작 훼손이라는 강한 반발이 이어졌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여러 인종을 포용한다는 입장을 되풀이한 디즈니는 최악의 실사판 영화를 만든 꼴이 됐다. 

디즈니는 레이첼 지글러의 기용이 다양성 수용이라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팬들 생각은 달랐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더욱이 레이첼 지글러는 '백설공주'가 공주를 스토킹하는 남자의 이야기라고 평가했다가 원작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쓴소리를 들었다. 유튜브에 올라온 '백설공주' 공식 예고편 댓글창은 팬들 욕설로 도배됐고, 좋아요 대비 싫어요 비율이 30배가 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팬들이 사랑한 역대 디즈니 실사판 영화와 스코어도 비교가 됐다. 엠마 왓슨(35)과 댄 스티븐스(42)가 협연한 2017년작 '미녀와 야수'는 전 세계 극장에서 12억7357만6220달러(약 1조7650억원)를 벌어들였다. 미나 마수드(33)와 나오미 스콧(32)의 2019년 영화 '알라딘'의 세계 흥행수입도 10억5430만4000달러(약 1조4610억원)로 1조 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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