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 음악 페스티벌 도중 벌어진 압사 사고로 숨진 희생자들의 사인이 모두 질식으로 밝혀졌다. 유족들은 명백한 인재로 드러난 만큼 관련자 엄벌을 촉구했다.
미국 텍사스 휴스턴 경찰은 17일 공식 채널을 통해 11월 6일 일어난 ‘애스트로월드’ 압사사고 희생자들의 사인이 압박에 의한 질식(compression asphyxia)이라고 발표했다.
경찰은 사고 당일 사망한 관객 8명과 치료 도중 세상을 떠난 2명의 사인이 질식으로 똑같았다고 밝혔다. 사망자들의 나이는 9~27세로 대부분 젊으며, 부상한 300여명 중 중증으로 사망 우려가 있는 경우는 없다고 덧붙였다.
조사 관계자는 “검시 결과 10명 전원이 압박에 의한 질식사였다”며 “1명은 질식 외에 불법 각성제와 에탄올에 의한 복합적 독성 작용도 사인의 일부로 고려됐다”고 전했다.
유족들은 희생자들이 어처구니없는 압사사고로 세상을 떠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행사를 주최한 래퍼 트래비스 스캇(29)에 비난이 집중됐다. 사고가 그의 무대 도중 벌어진 데다, 관객이 한꺼번에 앞으로 몰린 원인이 트래비스 스캇이라는 증언이 다수 나왔기 때문이다.
트래비스 스캇은 미국 휴스턴 NRG파크에서 열린 애스트로월드의 헤드라이너로 참여, 게스트 드레이크(35)와 열띤 무대를 꾸몄다. 콘서트 참가자들은 그가 관객을 무대 앞으로 유도했으며, 사고가 났음에도 공연을 끝까지 이어갔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트래비스 스캇이 과거에도 콘서트 사고를 방조했다가 두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점을 참고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애스트로월드 비극 직후 누군가 행사 경비원에 약물을 주입할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경찰은 주사자국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사고 책임자로 지목된 트래비스 스캇과 그의 소속사, 레이블, 행사를 주관한 엔터테인먼트사 등은 현재 300건 넘는 소송에 걸린 상태다. 내년 4월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음악축제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 측은 트래비스 스캇을 출연자 리스트에서 제외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