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 근접하는 소행성을 물리적으로 타격, 궤도를 변경하는 ‘행성 방어 프로그램’의 성과를 담은 극적인 사진이 공개됐다.

미국 국립과학재단(NSF) 국립광학적외선천문학연구소(NOIRLab)는 지난달 27일 미 항공우주국(NASA)이 실행한 행성 방어 프로그램 ‘DART’의 성공 이후를 지상 망원경으로 잡은 이미지를 일반에 선보였다.

‘DART’ 미션은 ‘Double Asteroid Redirection Test’, 즉 이중 소행성 방향 전환 테스트의 약자다. NASA는 2011년 소행성 쌍성 디디모스와 디모르포스를 발견하고 이들의 지구 충돌 가능성을 검토했다. 이 쌍성계는 지구 충돌할 가능성은 없다고 최종 판단됐지만 NASA는 다른 소행성 접근 시 방어를 위해 디모르포스의 물리적 타격 실험을 계획했다.

칠레 세로 톨롤로 범미천문대의 SOAR 망원경이 포착한 디모르포스의 늘어진 잔해. 길이가 1만㎞에 달한다. <사진=NOIRLab 공식 홈페이지>

NASA는 크기 약 163m의 디모르포스 궤도를 변경하기 위해 골프 카트만 한 ‘DART’ 우주선을 지난해 발사했다. 올해 7월 27일 ‘DART’ 우주선은 디디모스와 디모르포스 전방 약 3200만㎞에서 광학 항법용 소행성 카메라(DRACO)를 이용, 쌍성계 위치를 정확히 파악했다. 이후 세 차례 궤도 수정을 거친 ‘DART’ 우주선은 지난달 27일 오전 8시14분(한국시간) 디모르포스에 정확히 충돌했다.

미션 성공 순간은 이탈리아우주국(ASI)의 소형 위성 ‘리시아큐브(LICIACube)’를 비롯해 허블우주망원경, 제임스웹우주망원경 등 다양한 관측 장비가 포착했다. 민간 천문 마니아들도 지상 망원경을 통해 ‘DART’ 우주선 충돌 순간을 찍어 공개했다.

이번에 NOIRLab가 선을 보인 사진은 칠레 세로 톨롤로 범미천문대의 구경 4.1m 근적외선 망원경 SOAR(Southern Astrophysical Research Telescope)가 잡아냈다. ‘DART’ 우주선 충돌로부터 이틀 뒤 찍은 것으로, 디모르포스가 타격의 영향으로 뿜어낸 분출물이 긴 줄처럼 형성됐다.

DART 우주선에 장착된 촬영 장비 DRACO가 디모르포스 충돌 2초 전 촬영한 마지막 사진. 거친 표면이 그대로 보인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NOIRLab은 “‘DART’ 우주선 충돌 후 디모르포스에서 방출된 분출물은 태양 복사압에 의해 혜성 꼬리처럼 길게 늘어졌다”며 “길이는 충돌 이틀 만에 무려 1만㎞ 이상으로, 실제 혜성 꼬리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진을 촬영한 미국 로웰천문대 소속 테디 카레타 박사와 미 해군사관학교 매튜 나이트 교수는 앞으로 몇 주에서 최대 수개월간 디모르포스의 분출물이 어떻게 흩어지는지 관측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천문학자들은 이번처럼 지상 관측을 통해 디모르포스 표면 성질이나 ‘DART’ 우주선 충돌로 방출된 분출물의 양과 속도, 확대 양상, 먼지 구름의 입자 크기 등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이를 분석하면 물리적 충돌에 따른 소행성 궤도 변경 가능성을 보다 높일 것으로 학자들은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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