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우주국(NASA)이 다트(DART) 미션을 통해 물리적으로 타격한 소행성 디모르포스가 원형과 전혀 달리 변형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위스 베른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조사 보고서를 내고 NASA의 소형 우주선 '다트'가 충돌한 디모르포스의 형상이 문어처럼 크게 변형됐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몇 차례에 걸친 다트 미션의 시뮬레이션 결과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연구팀은 '다트'의 충돌로 인해 디모르포스에 큰 분화구가 생기지는 않았으며, 돌조각들이 원뿔 모양으로 솟아올라 소행성 전체를 뒤덮었다고 추측했다.

NASA는 2022년 9월 다트 우주선으로 소행성 디디모스의 위성 디모르포스를 정밀 타격했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NASA의 다트 미션은 초속 약 6.1㎞로 비행하는 동명 우주선으로 소행성을 타격, 그 궤도를 변경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기획됐다. 지구에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소행성의 경로를 임의로 바꿔 인류를 보호하는 행성 방어 프로그램의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한 실험이었다.

표적이 된 디모르포스는 소행성 디디모스의 주변을 도는 위성이다. 소행성 쌍성 디디모스와 디모르포스는 한때 지구 충돌 가능성이 점쳐진 잠재적 위험이 인정됐다. NASA가 발사한 '다트' 우주선은 예정대로 지난 2022년 9월 디모르포스에 충돌했고, 타격을 입은 이 소행성의 공전 주기는 11시간 55분에서 11시간 23분으로 짧아졌다.

베른대 연구팀은 다트 미션 성공 이후 디모르포스를 계속 추적해 왔다. 연구팀은 유체역학 컴퓨터 모델을 이용해 '다트'가 충돌한 이후 디모르포스의 형태가 어떻게 변했을지 추측했다.

다트 우주선 타격 후 디모르포스 표면에 일어난 현상을 시뮬레이션한 화면 <사진=베른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그 결과 연구팀은 디모르포스의 전체 질량 중 1%가 우주 공간으로 흩어졌고, 표면에 커다란 크레이터는 형성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또한 지표면을 구성하는 암석 약 8%가 튀어 오르면서 문어처럼 변했을 가능성을 떠올렸다.

조사에 참여한 베른대 행성과학자 라두칸 교수는 "'다트'의 충돌에 의해 날린 돌조각들은 160°의 원뿔형으로 확산됐을 것"이라며 "크기가 불과 163m인 디모르포스는 중력이나 물질이 뭉치는 힘 모두 약하기 때문에 충돌 후 돌조각들은 계속 팽창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수많은 돌조각이 뭉친 것 같은 디모르포스의 한쪽에 충격이 가해지면서 그 힘에 의해 돌조각들이 우주 공간으로 쏟아졌다"며 "시뮬레이션대로라면 디모르포스는 문어 같은 형상으로 변모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트 충돌 직후의 디모르포스 시뮬레이션 화면. 충격으로 날아오른 지표면의 암석 조각들이 160° 각도로 확산돼 문어 같은 형태로 변했다. <사진=베른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학계는 이 같은 발견이 비슷한 규모의 소행성 쌍성들의 특징을 알게 해주며, 나아가 태양계 형성과 진화 역사를 이해할 단서가 된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다트' 미션을 실행한 NASA를 비롯해 유럽우주국(ESA)과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등은 다양한 미션을 통해 디모르포스의 타격 이후 상태를 알아낼 예정이다. 이를 통해 소행성이 진화한 역사를 알 수 있을 것으로 학자들은 보고 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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