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유일한 위성 달을 이용해 기후 변화로 인류가 직면한 위기를 모면하는 방법이 고안됐다.

미국 유타대학교 연구팀은 지난 8일 국제 학술지 ‘PLOS Climate’에 연구 성과를 발표하고, 달의 먼지를 우주 공간에 방출해 지구온난화를 늦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달 표면의 먼지 수백만 t을 우주 공간에 띄우면 지구 대기에 그늘 또는 막이 생기면서 지구온난화를 막을 수 있다고 봤다. 연구팀은 이를 실현하려면 달 표면에 시설이 필요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 볼 때 온난화를 막을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인류가 최초로 달에 안착한 이래, 지구와 사뭇 다른 달의 먼지를 활용할 다양한 아이디어가 등장했다.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 관계자는 “우리 아이디어는 달의 먼지를 우주로 방출하고 그 그늘로 태양빛을 일부 차단하는 것”이라며 “40억 년 넘게 만들어진 달 표면의 먼지는 300년도 안 돼 발생한 지구온난화를 막아줄 획기적인 방어막”이라고 전했다.

지금까지 조사에 따르면, 달의 먼지는 다공질로 보송보송한 물질이다. 무게도 가벼워 지구의 먼지보다 훨씬 쉽게 날아오른다.

이번 아이디어는 토성에서 힌트를 얻었다. 연구팀은 먼지로 구성된 토성 고리가 햇빛을 차단한다는 점에서 지구로 유입되는 태양광 일부를 달의 먼지로 막을 생각을 떠올렸다.

허블우주망원경이 촬영한 토성. 매끈해 보이는 고리는 사실 수많은 먼지로 구성된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먼지 같은 가벼운 물질을 지구와 태양에 낀 궤도에 뿌리면 적은 양으로도 많은 태양광을 차단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 이야기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달 표면에 전용 시설을 지어야 하지만, 크게 복잡하지 않은 설비로도 먼지를 방출할 수 있어 가장 진보한 온난화 대책이라는 게 연구팀 입장이다.

반론도 없지 않다. 이 방법으로 제대로 된 온난화 방지 효과를 얻으려면 태양빛의 1~2%를 차단할 만큼의 먼지가 필요한데, 이는 지금껏 인류가 우주로 쏜 질량의 약 700배에 달한다. 아무리 우주 진출이 가속화되는 상황이지만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학자도 있다.

설령 태양빛을 차단해 지구를 식힌다고 해도 지구온난화 진행 자체를 막지는 못하는 대증요법에 불과하다는 회의적 시각도 있다. 이런 점에서 이 방법이 화석 연료를 태우는 것을 일제히 멈추는 것만큼 극단적이라는 반응도 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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