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어가 담수어보다 미세 플라스틱에 더 많이 노출된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물고기들은 플라스틱을 먹이로 오인해 먹기보다는 의지와 상관없이 물과 함께 삼킨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일본 도쿄대학교 연구팀은 30일 공개한 논문에서 인류가 자연에 배출해 야기된 플라스틱 오염이 민물고기보다는 바닷고기에 더 심각한 피해를 준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담수와 해수의 미세 플라스틱 오염 실태를 송사리를 통해 조사했다. 미세 플라스틱은 저절로 분해되지 않고 동물의 체내에 축적돼 결국 사람의 몸으로 들어간다. 생선의 미세 플라스틱 오염은 심각한 수준인데, 그간 바닷물과 담수의 차이는 학자들에게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해수어가 몸의 구조 상 담수어보다 미세 플라스틱에 더 많이 노출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pixabay>

연구팀은 기본적으로 해수에 서식하지만 민물에도 적응하는 자바송사리와 반대로 주로 담수에 살면서 바닷물에 넣어도 멀쩡한 일본송사리를 이번 실험에 동원했다. 송사리의 대부분은 담수어지만 자바송사리는 드물게 바다가 주 무대다. 연구팀은 체내 플라스틱 입자를 관찰하기 쉽도록 두 송사리 모두 성체가 아닌 치어를 사용했다.

우선 연구팀은 자바송사리를 바닷물에서 부화시키고 3주간 키운 뒤 조금씩 담수에 적응시켰다. 이후 6마리씩 나눠 지름 1㎛(마이크로미터)의 형광 처리된 폴리스틸렌 입자 5000만 개가 든 해수 및 담수 수조에 넣었다. 두 수조 모두 펌프를 이용해 미세 플라스틱 입자가 수중에 균일하게 분포하게 했다. 이후 송사리가 플라스틱에 노출된 1일째, 3일째, 7일째 사진을 찍어 플라스틱 노출 정도를 살폈다.

그 결과 플라스틱 입자는 주로 해수에 머문 송사리들의 소화관에서 발견됐다. 담수 쪽에서도 플라스틱 입자가 확인됐지만 바닷물로 키운 쪽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연구팀은 이후 일본송사리로 같은 실험을 진행했다. 마찬가지로 해수에 적응한 쪽의 체내에서 플라스틱 입자가 많이 검출됐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송사리가 처음에 어느 쪽에 서식했든 바닷물에 오래 머문 쪽이 미세 플라스틱 입자를 더 많이 흡수한다고 결론 내렸다.

자바송사리(위)와 일본송사리(아래)를 해수(왼쪽), 담수(오른쪽)에 적응시킨 뒤 미세플라스틱 섭취량을 비교한 도표. 형광색을 발하는 것이 미세플라스틱이다. <사진=도쿄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실험 관계자는 "해수어와 담수어 모두 체액의 삼투압 수준은 비슷하다"면서도 "바닷물은 체액보다 삼투압이 높아 아가미 등으로 잘 빠져나간다. 때문에 해수어는 수분을 보충하기 위해 바닷물을 자주 마셔 미세플라스틱에 더 많이 노출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담수의 경우 물고기의 체액보다 삼투압이 낮기 때문에 아가미로 항상 물이 들어간다"며 "이런 영향으로 민물고기는 물을 거의 마시지 않고 몸에 들어간 불필요한 물은 소변으로 배출한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박테리아보다 작은 미세플라스틱 입자는 물고기들이 눈치채지 못하고 물과 함께 마시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이번 조사는 미세플라스틱 오염이 어류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하는 첫걸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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