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심 8300m 넘는 심해에서 물고기가 처음 발견됐다. 주로 얕은 바다에 서식하는 꼼치과 생선으로 확인돼 학계 관심이 쏠렸다.
서호주대학교 심해 생물 연구센터(Minderoo-UWA Deep-Sea Research Centre)는 4일 공식 채널을 통해 일본 이즈 오가사와라 해구의 수심 8336m 심해에 서식하는 꼼치과 물고기의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다.
지금까지 물고기가 발견된 가장 깊은 수심은 8178m(태평양 마리아나 해구)였다. 센터 연구팀은 이보다 158m나 깊은 일본 이즈 오가사와라 해구의 심해에서 꼼치와 조우했다. 이즈 오가사와라 해구는 일본 보소반도 해역에서 동남쪽으로 이어지며, 마리아나 해구와 함께 이즈-오가사와라-마리아나 해구로 불리기도 한다.
연구팀은 깊이 1만m에 달하는 세계 곳곳의 해구 중 이즈 오가사와라의 수온이 특히 높은 점에 주목했다. 바다가 아무리 깊어도 수온이 적당하다면 생물이 충분히 살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미 해군의 유인 잠수정 지원 모선 'DSSV Pressure Drop'을 활용, 탐색에 나선 연구팀은 수심 8022m 지점에서 꼼치과 물고기를 확인했고, 더 깊은 8336m에서 재차 꼼치과 생선을 촬영했다.
조사 관계자는 "이즈 오가사와라는 지구촌의 여러 해구 중에서 가장 수온이 높다"며 "이런 이유로 해양생물이 살기 좋은 환경이다. 마리아나 해구보다 더 많은 영양분과 먹을 것이 깊은 바다까지 가라앉는다"고 전했다.
한국에서도 흔히 잡히는 꼼치는 바닥이 뻘로 구성된 수심 50~80m의 바다에 서식한다. 몸길이 약 30~40㎝로 작은 갑각류를 먹고산다. 연구팀은 얕은 바다에 사는 꼼치과 생선이 에베레스트 높이와 맞먹는 심해에 사는 이유를 추가 조사를 통해 알아볼 예정이다.
조사 관계자는 "수온이 따뜻해 먹이활동이 원활한 이즈 오가사와라 해구는 사실 더 깊은 곳에서 물고기가 발견돼도 이상하지 않다"며 "원래 꼼치는 심해에 사는 종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번 발견은 상당히 흥미롭다"고 자평했다.
이 관계자는 "심해어들이 섭취하는 먹이가 8300m 넘는 깊은 바다의 바닥까지 도달하려면 몇 주에서 몇 달이 걸릴 수도 있다"며 "때문에 이 꼼치들은 신선하지 않은 먹잇감까지 닥치는 대로 잡아먹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